[레디 큐! IPO]강일모 케이엠제약 대표 "'뽀로로치약' 덕에 사장님 됐죠"
"17년 이상의 제조 노하우, 빠른 납기, 통판 대리점 등 제조에서부터 판매까지 전문적인 역량을 바탕으로 영유아 구강위생용품 사업을 일구어 왔습니다."

강일모 케이엠제약 대표이사 사장(사진)은 "오랜 제조 역량과 영업력을 기반으로 영유아 오랄케어 시장에서 점유율을 넓혀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서울 금천구 케이엠제약 본사에서 강 대표를 만났다.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뽀로로'를 접목한 치약·칫솔로 잘 알려져 있는 케이엠제약은 2001년 설립됐다. 2005년 뽀로로를 제작한 애니메이션 제작·캐릭터 개발업체인 아이코닉스와 캐릭터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후 뽀로로 구강용품을 전문으로 판매했다.

과거 육군 보급품 치약업체로 선정되며 제품력을 인정받기도 한 케이엠제약은 국내외 시장에서 안정적인 유통망을 확보하며 성장세를 이어왔다. 현재 자회사 모린과 함께 면세점에서 뽀로로브랜드숍 매장을 운영하면서 국내시장은 물론 해외시장을 공략 중이다.

강 대표는 청년 시절 현장에서 직접 뛰며 유통을 배웠다. 식품 회사인 샘표식품과 화장품·생활용품 업체 애경산업의 대리점을 운영하며 영업 노하우를 체득했다. 강 대표는 "대리점을 운영하다보니 내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고 회상했다.

10여년간의 대리점 운영을 접고 강 대표가 뛰어든 시장은 영유아 구강용품 분야였다. "3살과 6살짜리 어린 아이들을 키우다보니 양치질을 시키는 것이 만만찮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보통 아이들은 양치질을 싫어합니다. 어떻게 하면 쉽게 양치 습관을 들일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제품에 접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레디 큐! IPO]강일모 케이엠제약 대표 "'뽀로로치약' 덕에 사장님 됐죠"
당시 인기 캐릭터였던 포켓몬스터·디지몬 등을 접목한 제품을 제작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대리점 영업을 하던 당시 생활용품을 팔던 경험이 도움이 됐다. 대리점을 운영하며 쌓은 인맥을 활용해 진입장벽이 높은 대형 유통매장에 제품을 납품할 수 있었다. 시장에서 서서히 반응이 오기 시작할 때, 강 대표의 눈에 '뽀로로'가 들어왔다.

사업을 시작한 지 3년 만이었다. TV 속 '뽀로로와 친구들' 애니메이션을 본 강 대표는 제작사 아이코닉스를 찾아갔다. 뽀로로 캐릭터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후 이 캐릭터의 치약과 칫솔을 시장에 내놨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뽀로로는 '대박'이 났다.

"없어서 못팔았죠. 유통업계에서는 뽀로로 캐릭터만 붙어 있어도 그 제품은 불티나게 팔린다는 말이 나오던 시기였습니다. 뽀로로의 인기가 높아질 수록 회사의 성장세도 가팔라졌습니다."

뽀로로 제품을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2015년부터는 샴푸·린스·바디클렌저 등 성인용 생활용품과 스킨·로션 등의 화장품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신사업이 잘되면서 회사의 외형도 안정적으로 성장했다. 2015년 160억원 수준이던 매출은 지난해 177억원으로 증가했다.

2013년부터는 중국과 싱가포르, 홍콩 등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 중국 등 해외시장에서 뽀로로가 한류 애니메이션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중국 매출을 위해 2015년에는 아이코닉스와 손을 잡고 모린을 설립했다.

"중국시장에서 뽀로로 상품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습니다. 중국 시장 내에서 뽀로로 독점 라이선스를 가지고 제품을 팔았죠. 중국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등의 악재만 아니었으면 더 큰 이익을 봤을 겁니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에서 제품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 상장을 추진하게 된 계기도 수출을 위해서다. 강 대표는 "전세계에 뽀로로 브랜드숍을 개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신규시장에서 자리잡기 위해서는 상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2016년 코넥스시장에 상장한 케이엠제약은 현재 코스닥 상장 추진하고 있다. IBKS제3호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진입할 계획이다. 상장예정일은 오는 28일이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