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술자리가 업무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회식을 장려하는 정책을 펴는 일본 회사들이 많다고 도쿄신문이 보도했다.
이 신문의 15일자 보도에 다르면 오사카(大阪)의 시스템 개발회사인 넷밸류는 상사와 함께하는 술자리에 참석하면 보너스를 늘려주는 정책을 펴고 있다.
상사와 함께 술을 마시면 1회당 1천엔(약 1만원)을 다음 보너스 지급시 추가해주는 방식이다. 이 회사의 사장은 "회사에 속해있다는 의식이 얕아지고 있어서 사원들이 뭉치기 쉽게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東京)의 히타치(日立)솔루션은 직속 관계가 아닌 사원들이 만나 의견을 나누는 간담회를 마련하고 간담회 후 회식비를 1인당 3천500엔(약 3만5천원)씩 지원한다.
명함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 '산산(sansan)은 이전에 함께 술자리를 한 적 없는 타부서 사원과 회식을 하면 1인당 3천엔(약 3만원)을 보조해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아예 회사 내에 술을 마실 수 있는 공간을 설치한 곳도 많다.
오사카의 IT벤처 '클로버 랩'은 사내에 사원들이 술을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바(bar)를 마련했다.
니혼슈(일본 전통주), 위스키 등 다양한 술과 차를 갖추고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회사의 사장은 "회사가 성장하면서 옆 사람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 상황이 됐다"며 "알코올의 도움을 빌려서라도 서로 하고 싶은 말을 하게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교토의 의료기기 회사인 '아크레이' 역시 2명 이상이 모이면 일본식 정원을 보면서 무료로 술을 마실 수 있는 공간을 회사 내에 만들었다.
이처럼 회사가 나서서 회식을 장려하는 것은 술자리가 사원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에 도움이 되는 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원들 사이의 술자리가 점점 줄어드는 분위기가 사회적으로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반면 과한 술자리가 일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판단에 음주를 제한하는 회사들도 적지 않다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나고야(名古屋)시의 방송사 주쿄(中京)테레비는 지난 7월 업무와 관련한 회식은 원칙적으로 1차로 끝내도록 하고 상사가 부하에게 2차 술자리를 가도록 권하지 못하도록 하는 '회식 개혁'을 대대적으로 공표했다.
중견기업인 이토추(伊藤忠)상사는 1차만 10시까지 한다는 '110운동'을 사내에서 펼치고 있기도 하다.
가노 타쿠야(狩野卓也) 술문화연구소 소장은 "경력직 채용이 많은 IT 업계에서는 사원들 사이의 연대가 옅은 것을 술자리 지원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대신 역사가 오래된 회사에서는 오히려 장시간 음주를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