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입상자 '후배' 김선우 제치고 선배 김세희 은메달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나선 한국 근대5종 여자 대표 선수들이 나란히 메달권에 진입하며 2020년 도쿄올림픽을 향한 '선의의 경쟁'을 시작했다.

31일 인도네시아 반텐주 탕그랑의 APM 승마센터에서 열린 여자 개인전에선 중국의 장밍위에 이어 한국의 김세희(23·부산시체육회)와 김선우(22·한국체대)가 은, 동메달을 가져왔다.

올해 5월 월드컵 3차 대회에서 한국 여자 선수 최초로 메달권에 진입한 김선우를 필두로 내심 금메달까지 기대했던 것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3회 연속 여자 개인전 메달리스트를 배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사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메달 전망에서 주로 거론되던 건 김선우다.

김선우는 한국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2016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전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지난해 2연패를 달성했고, 올해 5월 월드컵 3차 대회에서 한국 여자 선수로 첫 메달을 목에 거는 등 국제무대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반면 김세희는 대표 생활은 2012년 시작한 김선우보다 한 해 더 했지만, 국제대회 입상 경력이나 세계랭킹 등이 김선우보다는 떨어진다.

하지만 함께 훈련하며 기량을 갈고닦은 선배가 이번엔 후배를 앞질렀다.

세계랭킹 70위대인 중국의 장밍위가 펜싱과 승마에서 연이은 선전으로 1위에 오르는 이변을 일으킨 가운데 복합경기(육상+사격)에서 펼쳐진 김세희와 김선우의 2·3위 경쟁에서 김세희가 역전승을 거뒀다.
김세희는 "육상 쪽이 좀 취약해 월드컵 시즌을 치르면서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연습한 게 이번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면서 "다음 아시안게임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며 웃었다.

김선우는 "아쉬운 점이 많았지만,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어서 기쁘다.

같이 열심히 준비한 언니와 함께 메달을 따 더 기분이 좋다"며 "처음에 집중하지 못한 건 아쉬운 점이지만, 좋게 생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금메달은 가져오지 못했지만, 김세희의 선전은 그간 확실한 '1인자'로 꼽혀 온 김선우에게도 신선한 자극이 될 거라는 점에서 2년 뒤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는 대표팀에선 오히려 약으로 삼을 만한 기회로 여기고 있다.

김선우는 "두 번째 아시안게임이었는데, 4년 전과는 또 다른 것 같다.

많은 걸 경험하고 느꼈다"면서 "세희 언니와 열심히 준비해 도쿄올림픽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김성진 대표팀 코치는 "김세희와 김선우 모두 도쿄를 바라보는 선수들이다.

이번엔 메달권에 들지 못한 올림픽 개최국 일본 등이 전담팀을 구성해 올림픽을 대비하고 있고, 우리도 프로젝트팀을 가동해 계속 훈련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