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본과 경쟁에서 이기려면 … 흐름의 한국, 축적의 일본<한국경제신문 발행>

국중호 교수, 18일 서울대에서 출판 기념회, 가족시집 콧마루가 시큰하구나




한국은 일본을 좇아가고 있는가.” “한국은 일본을 이길 수 있을까.” “한국은 일본에 어떻게 대응하고 지내야 할까.”


지구상에서 가장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불리는 한국과 일본은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애증의 관계를 갖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의 근대화 산업화 과정에서 일본을 빼고 얘기하긴 어렵다. 지금도 정치, 경제, 문화 등 많은 면에서 일본은 한국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가이다.


818일 오후 서울대 경제연구소에서는 한·일 관계를 깊이 조망하고, 앞으로 한국이 가야 할 길을 찾아보는 의미 있는 모임이 있었다. 30여년 가까이 일본에서 연구와 강의를 하고 있는 경제학자 국중호 요코하마시립대 교수(국제종합과학부)의 출판 기념회 자리였다.
한국이 일본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 '흐름의 한국, 축적의 일본' 국중호 지음
<국중호 교수가 18일 서울대에서 '흐름의 한국, 축적의 일본' 발간 기념 강연을 하고 있다>


평소 국중호 교수와 인연을 맺어온 200여명의 지인들이 모여 신간 <<흐름의 한국, 축적의 일본(한국경제신문 발행)>>의 탄생을 축하했다. 지난해 9월부터 서울대에서 연구년을 보내고 있는 국 교수는 한일 경제를 주제로 강연과 칼럼 기고 등 사회활동을 활발히 해왔다.


이날 강연에서 국중호 교수는 한일 간 차이를 만드는 세 가지 축으로 양국의 장단점을 비교했다. 그는 한일의 특징을 이해하기 위한 분석틀로 넓고 얕게의 한국 vs. ‘깊고 좁게의 일본, 디지털 한국 vs. 아날로그 일본, 흐름(flow)의 한국 vs. 축적(stock)의 일본을 제시했다.


그는 한국이 앞으로 가야할 길에 대해 어떻게 힘을 결집할 수 있느 냐에 대해 지식인들이 깊이 고민하고 방법을 찾야야 한다고 강조했다. <<흐름의 한국, 축적의 일본>>의 결론을 통해 흐름축적의 조화를 주장했다. 두 나라의 장점을 잘 취하면 우리 경제가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 교수는 세 가지 축의 접점을 찾을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론도 제시했다. ‘넓고 깊게의 조화를 위해 진실한 경험과 독서를 해야 하며,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조화를 통해 편리함과 안심을 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흐름과 축적의 속성을 겸비하면 융통성과 안심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 교수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가벼운 지식이 넘쳐난다면서 책 읽기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책을 읽지 않는 민족은 장래가 밝지 않다면서 과연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본인보다 책 읽기에서 앞서고 있는지 자문해 보자고 지적했다.


이날 강연회에서는 국 교수가 가족들과 함께 만든 시집 <<콧마루가 시큰하구나>> 발표회도 함께 진행됐다. 이 시집에는 어머니 문창옥의 시, 원시와 국중호의 답시, 누나 국춘희의 시와 수필 등으로 구성돼 있다.


국중호 교수는 평소 누구보다도 열심히 연구하고 강의하고, 글을 쓰는 프로 페셔널 학자이다. 20여년간 가까이에서 지켜본 결과 그 만큼 열정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를 보지 못했다. 한국경제신문을 통해 게재되고 있는 그의 경제칼럼은 많은 전문가와 지식인들에게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통찰할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 교수는 1962년 충남 서산에서 출생했으며, 고려대학교와 일본 히토츠바시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을 거쳐 요코하마시립대 교수와 게이오대학 경제학부 특별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 호리병 속의 일본>> <<주요국의 조세제도 >> 등이 있다.

최인한 한경닷컴 이사(일본경제연구소장)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