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 규명 요구하던 유족 "희생자 이렇게 방치할 수 없어"
인천 남동공단 세일전자 화재 희생자 9명에 대한 합동 영결식이 31일 인천시 남동구 수산동 남동다목적실내체육관에서 엄수된다.

유가족 비상대책위원회는 희생자 9명 모두 29일부터 31일까지 삼일장을 치르고 발인 날 합동 영결식을 거행할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희생자 9명의 유족은 이번 화재 사건에 대한 정확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길병원에 합동분향소를 차리고 장례를 미뤄왔지만 결국 화재 발생 열흘 만에 영결식을 엄수하게 됐다.

비대위 관계자는 "유족들이 가족을 잃은 아픔 속에서도 오랫동안 수사당국과 지자체에 진상 규명을 요구하느라 많이 지쳐 있다"며 "희생자들을 이대로 방치할 수만은 없어 모두 장례를 치르고 영결식을 하는 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합동분향소 운영을 놓고 한때 담당 구청과 갈등을 겪기도 했다.

유가족 대책위는 현재 합동분향소가 협소하다며 체육관 등 제3의 장소로 합동분향소를 옮겨 달라고 남동구에 건의했다.

남동구는 그러나 '민간 업체에서 발생한 사고와 관련한 장례를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할 수 없다'며 유족의 요청을 수용하지 않았다.

유가족 대책위는 사측으로부터 운영비를 지원받아 민간 합동분향소를 무기한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진상 규명까지 오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해 이를 철회했다.

이번 남동공단 세일전자 화재는 이달 21일 오후 3시 43분께 남동구 논현동 세일전자 1공장 4층에서 발생했다.

이 불로 A(53·여)씨 등 공장 근로자 9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소방대가 신고를 받은 지 4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화재 초기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한고 공장 천장 단열재(우레탄폼) 때문에 유독가스가 대량 발생해 인명피해 규모가 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