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차량 호출 서비스 업체인 디디추싱(滴滴出行)이 궁지에 몰렸다. 지난 5월에 이어 석 달 만에 또 여성 승객이 운전기사에게 성폭행당하고 피살되는 사건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디디추싱의 일부 서비스가 중단된 상태다.
사건 사고로 바람 잘 날 없는 디디추싱, 카풀 연계 서비스 중단
디디추싱은 27일부터 중국 전역에서 카풀 연결 서비스인 '순펑처'(順風車)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 회사는 택시와 일반 차량, 카풀 연결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피살 사건이 터진 카풀 서비스를 우선 중단한 것이다.

유치원 교사인 자오(趙·20)모씨는 지난 24일 저장성 원저우(溫州)에서 디디추싱의 순펑처 서비스를 이용해 차량을 불렀다가 변을 당했다. 운전기사 중(鐘·27)모씨는 자오씨를 산길로 끌고 가 성폭행한 후 살해했다. 중모씨는 25일 새벽 중국 공안에 체보됐다.

자오씨는 숨지기 직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지인들에게 운전기사가 목적지가 아닌 이상한 곳으로 가고 있다면서 도움을 요청했다.피해자의 친구들이 디디추싱의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지만 센터 측은 "경찰에 신고하라"는 답변만 하고 기사 정보 제공을 거부했다. 디디추잉에 대한 소비자들이 시선이 곱지 못한 배경이다.

디디추잉의 사고는 이번만이 아니다. 중국 경제지 차이신(財新)은 법원 자료를 인용, 디디추싱 운전기사가 고객을 상대로 저지른 성범죄 사건이 최소 14건에 달한다고 전했다. 처하오(車浩) 베이징대 법학원 교수는 "플랫폼 기업이 신속하게 공안과 소통하는 채널을 만들지 못한다면 낯선 사람들을 연결하는 서비스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2012년 설립된 디디추싱은 현재 중국에서 2100만 명의 운전기사를 확보하고 있다. 하루 이용객만 2500만 명에 달한다. 지난 2016년 중국에서 우버의 지분을 모두 인수, 중국 내에서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전문가들은 승객 피살 사건이 올해 기업공개(IPO)로 수백억달러를 조달하려는 디디추싱의 계획에 차질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문제가 있는 운전자를 가려내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란 목소리에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