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추모 행사 잘 진행하고 적극 협조하라" 메시지 전해
현 회장은 이날 추모식을 마치고 강원 고성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로 돌아온 뒤 기자들에게 “북측에서도 그렇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방문은 추모식 참석이 목적이었으며 구체적인 사업 이야기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추모식엔 북측에선 맹경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을 비롯해 20여 명이 나왔다. 맹경일은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부장으로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때도 수차례 극비 방한한 인물이다. 현 회장은 “맹 부위원장으로부터 ‘금강산 추모 행사를 잘 진행하고 적극 협조하라’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받았다”고 전했다. 또 “아태평화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언제든 평양으로 오라’고 초청했다”고 덧붙였다.
현 회장은 “정몽헌 회장이 돌아가신 지 15년 됐고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이제는 절망이 아니라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현대는 북남 관계의 첫사랑”이라고 강조하는 등 현대그룹에 힘을 실어주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 매체는 2005년 7월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원산에서 현 회장과 만나 정 회장의 별세를 애도하면서 “우리는 북남 관계에서 당국보다 훨씬 앞서 현대와 첫사랑을 시작했다”고 말한 사실을 부각시켰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현 회장 방북에 맞춰 현대그룹과의 인연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분위기 조성 차원이라고 분석했다.
현대그룹도 이번 행사를 통해 현 회장과 북측 고위 인사의 만남이 성사되고 김정은의 메시지까지 전달받는 등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고성=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