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이혼한지 2년 밖에 안 된 새언니가 재혼을 한대요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누군가에는 고민할 가치가 없다고 느껴지는 소수의 사연들이 사실은 내 가족이나 친구가 겪고 있는 현실 일지 모른다. 다양한 일상 속 천태만상을 통해 우리 이웃들의 오늘을 들여다보자.
A씨의 오빠와 전 새언니는 7년을 살다가 헤어졌다. 두 사람 사이에는 아들이 있었다.
A씨는 한 인터넷 게시판에 "이혼한 새언니가 재혼한대요"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새언니의 빠른(?) 재혼을 비난했다.
A씨는 "오빠가 성격상 직장을 꾸준히 못 다니고 밖으로 나다니진 않았지만 가정에 충실한 것도 아니었다"면서 "새언니가 잔소리를 많이 하다 보니 오빠가 게임 중독이 됐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새언니의 불만은 오빠의 무능한 생활력과 가정에 소홀한 점이었다고 한다.
부부는 돈 때문에 매일 싸웠고 조카가 5살 됐을 때 새언니는 "우리가 헤어지지 않으면 내가 살인을 저지를 것 같다. 제발 이혼해달라"면서 울면서 말했다.
시댁에서는 모두 말릴 수 없었고 숙려 기간이 지나면 다시 합치겠거니 생각했다.
시누이는 이혼 후에도 가끔 새언니의 SNS를 들여다봤다.
조카를 만날 수 없으니 사진으로라도 보고 싶었던 것.
행복해 보이는 모자의 모습을 보고 흐뭇해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깜짝 놀라고 말았다.
'다음 달 결혼한다'는 설명과 함께 새 언니의 웨딩사진이 떡하니 올라온 것이다.
A씨는 "이혼한지 1년 7개월 됐는데 이게 말이 되냐"면서 엄마한테 이 사실을 말했다.
A씨 어머니는 펄쩍 뛰며 "내 손주에게 다른 아빠라니 말도 안 된다. 아이를 다시 데려와라"고 난리를 쳤다.
A씨는 새언니 번호가 바뀌어 연락도 할 수 없다면서 "이 정도면 사기 아니냐. 어떻게 1년 7개월 만에 재혼을 할 수 있나. 아무래도 오빠와 이혼 전부터 바람피우고 있었던 것 같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A씨는 "상대방 남자한테 언제 만났는지, 내 조카는 어떻게 할 것인지 메시지를 보낼까 고민 중이다"라면서 "우리 오빠도 잘한 건 없지만 어떻게 이혼과 재혼을 이렇게 쉽게 할 수 있느냐"고 분개했다.
네티즌들은 "A씨 오빠 때문에 아이 딸린 이혼녀 딱지 달았는데, 평생 아니면 오빠 새장가들 때까지 지지리 궁상으로 살아야 하나? 같은 여자면서 왜 이런 생각을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 이제 남남이니까 시누이질 할 생각 마라", "새언니가 다 포기하고 이혼만 해달라고 했을 정도면 얼마나 고통받고 견뎠을지 보인다. 양육비 이제까지 안 주고 관심도 없다가 재혼하니 시어머니와 시누이가 왜 참견이지?"상대방 남자도 이미 아이 있는 이혼녀인 줄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양심이 있으면 sns 뒤져보는 짓 하지 말고 A씨나 똑바로 살아라", "새언니가 잔소리가 심해서 그런지 게임 중독된다는 말에 빵 터졌다. 이젠 하다 하다 게임 중독도 아내 탓이냐?", "그 시간이면 당연히 자기 인생 찾기에 충분하다", "바꿔 말하면 아이 데리고도 재혼할 수 있을 정도로 괜찮은, 게다가 양육비 안 받아도 애 부양할 정도로 능력 있고 멋있는 새언니가 진짜 별 볼 일 없는 A씨 오빠 때문에 고통받은 거 생각하면 오히려 미안해야 될 판국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 변호사는 "현재는 이혼한 다음날 재혼해도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이혼할 때 자녀에 대한 친권 양육권을 결정하게 되는데 양육자가 재혼을 할 경우 전배우자가 이를 문제삼아 자녀 친권 양육권자의 지격이 없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것도 근거가 없다. 재혼 여부는 자녀 친권 양육권을 변경하는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이 변호사는 "이혼했으면 깨끗하게 과거 감정 정리하고 조카를 위해서라도 서로의 행복을 기원해주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