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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에서 볼 수 없는 '달 뒷면' 탐사… 달 탄생의 미스터리 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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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달 뒷면 착륙' 도전
    中 달 탐사선 창어4호 발사 앞두고
    지난달 통신중계 위성 발사 성공

    달 탐사 경쟁 다시 불붙어
    中, 내년 달 탐사선 잇달아 발사
    美, 민간 우주기업 규제 완화
    러·일과 '달 궤도 우주정거장' 추진
    美 아폴로11호가 착륙한 달 앞면(왼쪽)과 中이 탐사 도전하는 달 뒷면
    美 아폴로11호가 착륙한 달 앞면(왼쪽)과 中이 탐사 도전하는 달 뒷면
    1999년 아일랜드 뉴그레인지의 신석기 유적에서 달 모습이 새겨진 통로식 무덤이 발견됐다. 5000년이 넘은 것으로 보이는 이 달의 모습은 가장 오래된 달 그림으로 추정되고 있다. 달 모습을 담은 가장 오래된 예술작품은 네덜란드 화가 얀 반 에이크가 1426년 그린 ‘십자가형’이란 작품이다. 이 작품이 발굴되기 전에는 이탈리아의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1504년 그린 스케치가 가장 오래된 작품이었다.

    인류가 탄생한 이후 최소 수천 년간 달을 관찰했지만 달은 항상 앞모습만 드러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400년 전 망원경을 개발해 달의 표면을 관찰했으나 뒷모습은 좀처럼 볼 수 없었다.

    인류가 눈으로 달의 뒷면을 직접 본 건 겨우 50년밖에 되지 않았다. 1968년 12월21일 발사된 아폴로 8호를 타고 68시간을 날아 처음으로 달 궤도에 진입한 미국 우주인 윌리엄 앤더스가 주인공이다.

    하지만 그 뒤로도 달 뒷면에 직접 내려 풍경을 바라본 사례는 아직 없다. 1969년 미국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했고 옛 소련도 여러 탐사선을 달에 보냈지만 이들은 모두 인류가 봐온 달 앞면에 내렸다.

    중국이 우주강국 미국과 러시아도 이루지 못한 달 뒷면 탐사에 도전장을 냈다. 지난달 21일 달 뒷면 탐사를 위해 지구와 달 탐사선 창어(嫦娥) 4호의 교신을 도울 중계위성을 발사했다. ‘췌차오(오작교)’라는 이름을 붙인 이 위성은 지구에서 45만5000㎞ 떨어진 제2 라그랑주점(지구와 달 사이에 인력과 원심력이 균형을 이루는 점) 주변을 도는 헤일로 궤도를 향해 날아가고 있다. 중국은 이르면 이달 창어 4호를 발사해 인류 최초로 달 뒷면에 착륙시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달 뒷면 탐사선은 중계위성을 통해 지구와 교신
    중국의 달 뒷면 탐사선은 중계위성을 통해 지구와 교신
    자전과 공전 주기가 같은 달

    지구에서 달의 앞면만 볼 수 있는 것은 달의 자전 주기(약 27.3일)가 공전 주기와 같기 때문이다. 이른바 ‘동주기 자전’이다. 달이 지구 주위를 한 바퀴 돌면서 스스로도 한 번만 돌기 때문에 지구에서는 한 면만 계속 보이는 것이다.

    그렇다고 달 전체 면적의 딱 50%만 보이는 건 아니다. 달은 지구 주위를 돌면서 공전 속도와 자전 속도가 달라지고 지구 자전축에 따라 계절마다 좌우상하로 진동하며 뒷면 일부가 앞쪽에서 보이기도 한다. 달이 좌우상하로 흔들리면서 지구 주위를 도는 운동을 ‘칭동’이라고 한다.

    지구에서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는 정확한 달의 면적은 50%가 아니라 59%다. 하지만 41%는 항상 보이지 않는다. 달 뒷면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항상 어두운 것은 아니다. 보름달이 뜨는 기간을 빼면 달의 뒷면은 부분적으로라도 햇빛이 든다.

    사람이 직접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달 뒤편은 지난 한 세기간 음모론의 무대가 됐다. 1960~1970년대 미국의 유인 달 탐사계획인 아폴로 계획이 추진됐지만 달 뒷면에 미확인비행물체(UFO) 발진기지가 있다는 등의 음모론은 지금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아폴로 8호 이전 인류가 달의 뒷면을 본 적은 있다. 1959년 옛 소련 우주선 루나 3호는 달의 뒷면을 돌면서 찍은 첫 사진을 지구로 보내왔다. 지구에 사는 생명체가 달의 뒷면을 보는 데 35억년이 걸린 셈이다. 1965년 미국은 아폴로 계획을 추진하면서 달 표면의 착륙 위치를 정하기 위해 달 주위를 도는 정찰위성을 보내 달 뒷면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로도 여러 대 위성이 달 주변을 돌면서 달 뒷면을 관측했다. 2015년에는 심우주기상관측위성(앨고어 위성)이 지구를 배경으로 달 뒷면을 촬영해 지구로 보냈다. 달 뒷면과 지구를 한 번에 찍은 사진은 처음이었다. 지금은 거듭된 조사로 달 앞뒷면의 지도가 확보돼 있다.

    달 뒷면 착륙 노리는 중국

    인류가 달 뒷면에 탐사선을 착륙시키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달 뒤쪽은 통신마저 두절되는, 지구와 완전히 단절된 공간이다. 전파는 직진성이 강해 달 뒤편에선 교신이 불가능하다.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달 탐사가 한창일 당시에는 통신기술 등이 개발되지 못했다”며 “1972년 아폴로 17호를 끝으로 인류의 달 탐사 열기가 시들해지고 다른 행성 탐사로 관심이 바뀌면서 달 뒤편에 탐사선을 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과시효과를 노리고 중국이 달 뒷면에 탐사선을 착륙시키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2013년 12월 중국은 미국 러시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달 탐사선 창어 3호를 달 표면(앞면)에 착륙시켰다.

    미국과 러시아 같은 우주개발 강국도 가보지 못한 달의 뒷면은 상징적인 효과가 크다. 통신과 배터리 기술을 검증하려는 목적도 있다. 창정 4호C에 실려 우주로 향한 448㎏ 무게의 췌차오 위성에는 지구와 창어 4호의 교신을 이을 4.2m 구경의 우산형 통신 안테나가 장착됐다.

    최장 15일에 이르는 달 뒷면의 춥고 어두운 밤 동안 탐사선이 작동하려면 태양광보다 강력한 전원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가장 유력한 기술인 원자력 전지가 사용될 수 있다.

    달 뒷면에 탐사선이 착륙하면 새로운 과학적 사실도 규명될 전망이다. 본래 지구 주위의 달은 크고 작은 달 2개였고 수천만 년에 걸쳐 두 달이 합쳐져 현재의 달이 됐다는 학설이 있다.

    아폴로호를 통해 달 앞면 월석은 확보했지만 달 뒷면에서 채취한 월석은 없다. 두 개의 달이 합쳐졌다는 학설을 규명하려면 달 뒷면에서 가져온 월석이 필요하다. 달에는 헬륨3와 티타늄 등 지구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 희귀 광물 자원과 물이 다량 묻혀 있는 것으로도 추정된다.

    한동안 뜸했던 달 탐사도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 중국은 올해 창어 4호에 이어 내년 창어 5, 6호를 보내 달 표면의 흙과 월석을 채집해 돌아오는 프로젝트까지 추진 중이다. 2025년까지 달에 무인기지를 건설한다는 목표도 내놨다. 지난달에는 8명의 중국인이 달 거주 시험시설인 웨이보 1호에서 세계 최장 기록인 370일간 머물다가 나오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말 민간 우주기업 규제를 대폭 푸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 러시아 연방우주청,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캐나다우주국(CSA)은 지구 궤도의 국제우주정거장(ISS) 대신 달 궤도에 우주인 4명이 생활할 수 있는 ‘달 궤도플랫폼 게이트웨이(옛 딥스페이스 게이트웨이)’를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달 유인기지 건설과 화성 탐사의 전초기지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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