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1일은 ‘세계 금연의 날’이다. 식도암과 두경부암, 췌장암도 폐암처럼 직간접적인 흡연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양전자 컴퓨터단층촬영(PET-CT)을 한 식도암과 두경부암,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흡연과 암 관련성을 연구한 결과 73.2%가 직·간접적인 흡연 경험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30일 발표했다.
식도암·두경부암·췌장암 환자 10명중 7명 '직간접 흡연' 경험
학계에서는 폐암, 식도암, 췌장암, 후두암, 위암, 대장암, 간암, 신장암, 자궁경부암 등 최소 19종류의 암 발생이 흡연과 관련이 있다고 인정된 바 있다. 세계적으로 흡연과 관련된 암은 전체 암의 30% 정도이며, 한해 500만 명이 흡연으로 사망하고 있다. 앞서 2014년 PET-CT를 촬영한 폐암 환자 69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폐암 환자 85%가 직간접 흡연자로 나왔다.

연구진은 식도암과 두경부암, 췌장암 판정을 받은 804명을 대상으로 검사 전 면담과 전화 및 설문조사, 의무기록을 조사했다. 분석 결과 조사 대상 68.2%인 525명이 담배를 피우거나 피운 경험이 있고 간접흡연자도 5%에 해당하는 42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 흡연자는 남성 506명, 여성은 10명으로 남성이 절대적으로 많았다. 반면 간접 흡연자는 남성 1명에 불과했지만 여성 41명에 달했다. 직접 흡연자가 암 진단을 받은 나이는 64.5세로 평균 흡연기간은 32.2갑년(1년간 하루 한 갑씩 피웠을 때 담배 소비량)이었다.

암 종류별로 살펴보면 식도암은 직업 흡연자가 84%로 나타나 흡연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경부암 환자 중 직접 흡연자 비율은 68%, 췌장암은 52%였다. 의학원 측은 췌장암 환자 중 비흡연자 비율은 41.4%로 다른 암보다도 연관성이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흡연과 암 간에 유의미한 관련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양승오 핵의학과 주임과장은 “이번 연구에서는 식도암과 두경부암, 췌장암의 발생과 흡연의 관련성이 입증됐다”며 “금연을 통해 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