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에 따르면 유병력자 실손의료보험은 지난달 한 달간 총 4만9315건(하루평균 2348건)이 판매됐다. 같은 기간 판매된 일반 실손의료보험(11만3151건)의 절반에 가까운 43.6%에 이른다. 지난달 2일부터 판매된 유병력자 실손의료보험은 경증 만성질환이나 치료 이력이 있는 유병력자가 가입할 수 있어 실손의료보험의 보장 사각지대를 해소해주는 상품이다.
기존 실손의료보험은 최근 5년간의 치료 이력과 중대질병 발병 이력을 심사해 수술·투약 등 진료 기록이 있으면 사실상 가입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유병력자 실손의료보험은 최근 2년간의 치료 이력만 심사하며 투약 여부는 제외된다. 발병·치료 이력을 심사하는 중대질병도 기존 10개에서 암 1개만 심사하는 것으로 축소했다.

현대해상, 한화손보, 흥국화재,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KB손보, DB손보 등 7개 손해보험회사에서 대면 판매채널(설계사)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가입 연령은 60대 이상이 40.8%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50대가 37.4%로 50대 이상 피보험자 비중은 78.2%에 달했다. 40대는 13.5%였다.
보험료가 높은 중장년층이 다수 가입한 영향으로 원수보험료(계약자로부터 받아들인 보험료)는 총 26억4000만원으로 집계됐다. 1인당 평균 보험료는 5만3578원이었다. 일반 실손의료보험의 1인당 평균 보험료(1만8043원)의 세 배가량에 이른다.
다만 판매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통상 출시 초반에는 신상품 주목도가 높아 판매율이 높을 수 있다”며 “유병력자 실손의료보험이 시장에 제대로 안착할지는 앞으로 1년가량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