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보험연도대상] 유병자 실손보험 '돌풍'… 출시 한 달 만에 판매 5만건 돌파
경증 만성질환이나 치료 이력이 있는 유병력자가 가입할 수 있는 ‘유병력자 실손의료보험’이 출시 한 달 만에 5만여 건이 판매되는 등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까지 일반 실손의료보험 가입이 상대적으로 어려웠던 중장년층이 대거 가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유병력자 실손의료보험은 지난달 한 달간 총 4만9315건(하루평균 2348건)이 판매됐다. 같은 기간 판매된 일반 실손의료보험(11만3151건)의 절반에 가까운 43.6%에 이른다. 지난달 2일부터 판매된 유병력자 실손의료보험은 경증 만성질환이나 치료 이력이 있는 유병력자가 가입할 수 있어 실손의료보험의 보장 사각지대를 해소해주는 상품이다.

기존 실손의료보험은 최근 5년간의 치료 이력과 중대질병 발병 이력을 심사해 수술·투약 등 진료 기록이 있으면 사실상 가입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유병력자 실손의료보험은 최근 2년간의 치료 이력만 심사하며 투약 여부는 제외된다. 발병·치료 이력을 심사하는 중대질병도 기존 10개에서 암 1개만 심사하는 것으로 축소했다.
[2018 보험연도대상] 유병자 실손보험 '돌풍'… 출시 한 달 만에 판매 5만건 돌파
이 상품은 대다수 질병·상해에 대한 입원과 통원 외래진료를 보장해준다. 입원 의료비는 하나의 질병·상해당 5000만원이 한도다. 통원 외래 의료비는 회당 20만원 한도로 연간 180회를 보장한다. 다만 일반 실손의료보험과 달리 병원에 통원하며 의사에게 처방받는 약제 비용은 보장하지 않는다. 이와 함께 과도한 보험료 상승을 막기 위해 보장 대상 의료비 중 가입자가 부담하는 금액의 비율은 30%로 설정했다. 가입자가 입원 1회에 10만원, 통원 외래진료 1회에 2만원을 부담하도록 최소 자기부담금을 설정했다.

현대해상, 한화손보, 흥국화재,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KB손보, DB손보 등 7개 손해보험회사에서 대면 판매채널(설계사)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가입 연령은 60대 이상이 40.8%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50대가 37.4%로 50대 이상 피보험자 비중은 78.2%에 달했다. 40대는 13.5%였다.

보험료가 높은 중장년층이 다수 가입한 영향으로 원수보험료(계약자로부터 받아들인 보험료)는 총 26억4000만원으로 집계됐다. 1인당 평균 보험료는 5만3578원이었다. 일반 실손의료보험의 1인당 평균 보험료(1만8043원)의 세 배가량에 이른다.

다만 판매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통상 출시 초반에는 신상품 주목도가 높아 판매율이 높을 수 있다”며 “유병력자 실손의료보험이 시장에 제대로 안착할지는 앞으로 1년가량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