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과학고 신입생 중 20.9%…작년보다 5.4%P 뛰어
외고·자사고 '자소서·면접 사교육' 받은 사례 증가
"고교입시 사교육 필요" 과학고·외고·자사고 신입생 늘어
서울 과학고·국제고·외국어고·자율형사립고(자사고) 신입생 중 해당 고등학교 진학에 사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작년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과학고 진학에 사교육이 필요하다는 학생이 비교적 큰 폭으로 증가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과학고와 과학영재학교를 동시에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아 영재학교 준비과정에서 받는 사교육이 설문결과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6일 서울시교육청 교육과정정상화심의위원회의 올해 고교 입학전형영향평가 결과를 보면 설문에 참여한 2개 과학고 신입생(494명) 가운데 20.9%가 "과학고 진학을 위해 내신성적을 올리려면 사교육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지난해(479명 중 15.5%)와 비교하면 내신 사교육이 필요하다는 비율이 약 5.4%포인트나 뛰었다.

자기소개서와 면접 준비에 사교육 도움이 있어야 한다는 학생은 각각 15.2%와 30.8%로 작년에 견줘 4.8%포인트와 2.9%포인트 올랐다.

7개 외고·국제고 신입생(1천935명) 가운데 내신·자기소개서·면접 사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32.4%·13.4%·18.1%로 지난해(신입생 2천106명)와 비교해 3.3%포인트·1.9%포인트·1.3%포인트 상승했다.

16개 자사고 신입생(4천674명)의 경우 내신·자기소개서·면접 준비에 사교육 도움이 있어야 한다는 학생은 작년(신입생 6천44명)보다 각각 2.6%포인트·0.6%포인트·0.8%포인트 올라 34.9%·6.2%·10.0%를 기록했다.

입학전형영향평가는 면접 등 자기주도학습전형을 시행하는 학교가 대상이어서 경문고 등 7개 자사고는 평가대상이 아니었다.

실제 사교육을 받은 신입생도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과학고 신입생 가운데 내신·자기소개서·면접 사교육을 받지 않았다는 학생은 44.1%·53.5%·33.8%로 작년보다 6.4%포인트·3.3%포인트·0.2%포인트 줄었다.

사교육을 안 받았다는 응답 말고는 '2개월 미만 면접 사교육'(48.8%), '2개월 미만 자기소개서 사교육'(36.0%), '1년 이상 내신 사교육'(22.5%)에 참여했다고 답한 경우가 많았다.

외고·국제고와 자사고는 사교육을 받지 않았다는 응답이 내신·자기소개서·면접 순으로 각각 29.1%·57.6%·55.4%와 37.2%·81.4%·81.6%로 나타났다.

양쪽 모두 자기소개서·면접 사교육을 받지 않았다는 신입생이 지난해보다 줄어 외고·국제고·자사고에 진학하기 위해 면접·자소서 '원포인트 레슨'을 받는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월평균 100만원 이상인 고액 사교육을 받았다는 학생도 증가했다.

과학고 신입생 가운데 내신·자기소개서·면접 사교육비가 월평균 100만원 이상이었다는 학생이 9.5%·3.0%·6.9%로 전년보다 4.5%포인트·1.8%포인트·2.1%포인트 상승했다.

외고·국제고는 4.5%·0.8%·0.7%로 2.1%포인트·0.4%포인트·0.1%포인트, 자사고는 7.6%·0.3%·0.5%로 2.2%포인트·0.03%포인트·0.5%포인트 전년보다 올랐다.

전문가들은 과학고와 이와 비슷한 영재학교가 고교입시에서 사교육 확대를 이끄는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일반적으로 영재학교나 과학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은 두 학교 입시를 같이 준비한다.

과학영재학교·과학영재예술학교는 서울과학고 등 전국에 8개 있으며 전기고인 과학고보다 먼저 학생을 뽑아 '우수학생 선점 효과'를 누리고 있다.

학교 소재지와 상관없이 전국에서 지원 가능한 점도 인기요인이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력연구소 평가팀장은 "영재학교 전형에 학교 교육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수준의 수학·과학 지식을 묻는 면접이 포함돼 있어 선행학습이 없다면 합격하기 어렵다"면서 "고교입시 사교육을 줄이려면 영재학교와 과학고 입시를 손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도 "영재학교가 모든 사교육의 '원흉'이 된 상황"이라면서 "사실상 수학·과학시험인 영재학교 영재성 검사가 학부모와 학생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