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올해 초 출시한 2018년형 무풍에어컨은 24시간 스스로 작동한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전원을 껐다 켰다 하지 않아도 사용자 생활 습관에 맞춰 온도와 습도가 조절된다. 1주일 정도만 사용하면 사용자가 덥다고 느낄 때 스스로 켜져 작동하고 실내 온도가 내려가면 자동으로 전원을 끈다.

모바일 최저가 검색에 익숙한 소비자들도 이 같은 혁신적인 제품엔 아낌없이 지갑을 연다. “소비자를 배려한 기술 혁신이 프리미엄 제품을 만들고, 이런 제품이 다시 충성도 있는 소비자를 이끌어 오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는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자랑하는 최고급 냉장고인 ‘셰프컬렉션’은 다른 회사의 동급 냉장고보다 가격이 2~4배가량 비싸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이 셰프컬렉션을 사는 것은 육류와 생선 등 식자재를 최상의 상태로 신선하게 보관하는 냉장고 본연의 기능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셰프컬렉션은 냉장·냉동실의 온도 편차가 ±0.5도에 그친다. 다른 회사 제품(±1.5도)의 3분의 1 수준이다.
냉장고 문이 열리고 닫힐 땐 냉장고 윗부분에서 찬바람이 나와 외부 공기를 차단한다. 식재료를 최대한 신선하게 유지하기 위한 기술이다. 전문적인 요리 지식을 가진 셰프(요리사)들의 의견을 상품 기획 단계에서 반영한 것이 성과로 이어졌다.
장기적인 안목의 연구개발(R&D)이 프리미엄 제품을 쏟아내는 원동력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QLED TV는 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크기의 반도체 입자인 퀀텀닷(양자점)이라는 신소재를 패널 소재로 활용했다.
TV의 화질과 수명을 개선하기 위해 2001년 삼성종합기술연구원에서 퀀텀닷 연구를 시작한 지 17년 만에 내놓은 성과물이다. 이런 혁신들은 후발주자들이 삼성을 쉽게 따라오지 못하도록 한다. 삼성전자의 ‘엣지 디스플레이’가 대표적이다. 2014년 갤럭시노트4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는데 출시 4년이 다 되도록 경쟁사들은 비슷한 제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