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낭만주의 시대는 바그너와 그 추종자들의 독일 음악 일색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프랑스 음악의 개성을 뚜렷하게 각인시킨 존재가 오는 25일 서거 100주기를 맞는 클로드 드뷔시(1862~1918)다. 그의 스타일을 ‘인상주의’라고 부르는데, 이는 프랑스 미술에서 시작한 사조다. 음악에 그 개념이 그대로 넘어온 것은 아니지만 드뷔시는 프랑스가 전통적으로 강했던 미술적 특징을 음악에 접목한 셈이다.

오페라에서도 드뷔시는 신기원을 이뤘다. 대표작 ‘펠레아스와 멜리장드’(1902)는 마테를링크 원작의 몽환적 분위기를 멜로디보다는 읊조리는 듯한 창법으로 프랑스어 특유의 오묘한 뉘앙스를 살렸다. 이탈리아 오페라와 구별되는 프랑스 오페라의 독보적인 색깔은 드뷔시의 공이 절대적이었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