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NH농협금융그룹 회장의 임기 만료가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김 회장의 3연임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실적 측면에서는 흠잡을 게 없다는 게 중론이지만 김 회장 이전에 연임에 성공한 회장이 없다는 점, 금융권 채용비리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었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NH농협금융지주는 이달 중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차기 회장 인선을 시작한다.

김용환 NH농협금융 회장, 사상 첫 '3연임' 성공할까
김용환 회장은 지난 2015년 4월 4대 회장에 선임됐고 지난해 한 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앞선 세 명의 회장은 모두 첫 번째 임기도 마무리하지 못했다.

실적만 놓고 보면 재신임은 어렵지 않다.

첫 번째 임기였던 2016년에는 대규모 부실채권 정리(빅 배스)를 단행, 부실채권을 한 번에 털어냈다. 이 업적을 인정받아 김 회장은 첫 연임 회장이 됐다.

지난해에도 호실적이 이어졌다. NH농협금융은 2016년 대비 168% 급증한 8598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올해에는 디지털 혁신과 자산관리 역량을 집중 육성, '순이익 1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김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을 당시 임추위는 "신사업 발굴 노력과 위기관리능력, 경영능력을 연임 이유"라고 밝힌 바 있다.

김 회장의 연임 배경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 만큼 업계 안팎에선 3연임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또 임추위 후보에 김용환 회장이 포함돼 있지 않아 '셀프 연임'논란에서도 자유롭다.

다만 3연임의 가장 큰 허들로 여겨졌던 '채용비리' 문제가 김 회장의 발목을 붙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 회장은 지난해 금융감독원의 신입 직원 채용 비리에 연루되며 검찰이 집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등 조사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최종적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검찰 수사는 무혐의로 마무리됐지만 금융권의 채용 비리 이슈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임추위가 '돌다리도 두들겨 보자'는 식으로 나올 수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 올해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에서 NH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사업 인가안이 상정되지 않은 것도 김 회장의 채용비리 이슈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중론이다.

농협금융의 지분 100%를 보유한 농협중앙회에서 '깜짝 카드'를 내놓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재 농협금융의 임추위는 민상기 서울대 대학원장과 이강신 농협지주 부사장, 유남영 정읍농협 조합장, 전홍렬 김앤장 고문, 정병욱 변호사 등 5인으로 이뤄져 있다. 임추위가 시작되면 40일 이내에 회장 후보를 추천해야 한다.

김 회장의 임기는 오는 4월 28일까지다. 임추위는 3월 중순 시작된 후 4월이 돼서야 구체적인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