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길어지는 폰 교체주기… 삼성전자의 세 가지 묘수는?
스마트폰 업체의 고민거리 중 하나는 “사람들이 갈수록 휴대폰을 자주 안 바꾼다”는 것이다. 고급형 제품은 100만원을 넘길 정도로 가격이 비싸졌고, 전반적인 기술력이 상향 평준화하면서 2년 넘은 휴대폰도 불편함 없이 계속 쓰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서다.

갤럭시S9 본격 판매를 앞둔 삼성전자는 이런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짰다. 삼성전자가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최경식 부사장은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는 건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라며 “글로벌 차원에서 크게 세 가지 전략을 활용해 S9으로 교체를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갈수록 길어지는 폰 교체주기… 삼성전자의 세 가지 묘수는?
첫 번째 전략은 ‘트레이드 인(보상 판매)’이다. 오는 6월까지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소비자가 쓰던 휴대폰을 반납하고 S9을 사면 기존 휴대폰의 잔존가(중고제품으로서 가치)에 5만~10만원을 더 얹어 환급해준다.

트레이드 인은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선 종종 있었지만 국내에서 신제품 발매와 동시에 대규모로 이뤄지는 건 이례적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와 노트 시리즈 외에도 애플 등 경쟁사 제품까지 보상 판매 대상에 포함했다.

두 번째로 ‘체험 마케팅’을 확대한다. 삼성전자는 이날 국내 주요 도시 핵심 상권 100여 곳과 모바일 특화 매장 4000여 곳에서 S9과 S9플러스를 사용해 볼 수 있는 ‘갤럭시S9 스튜디오’ 운영에 들어갔다. 이영희 삼성전자 부사장은 “스튜디오 행사는 수년째 해 온 것이지만 이번엔 글로벌 차원에서 규모를 더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S9에서 새로 선보인 증강현실(AR) 이모지, 슈퍼 슬로모션, 저조도 촬영 등 핵심 기능의 장점을 널리 알려 구매를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이 부사장은 “S9을 직접 만져보기 전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다가 써 보면 ‘생각보다 재밌다’ ‘갖고 싶다’는 반응이 많다”며 “어떻게든 소비자가 많이 접하고 재미를 느껴보게 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세 번째로 ‘고객 데이터 마케팅’을 강화하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소비자 데이터를 활용해 교체 주기가 어정쩡하게 남은 이들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2년 전 S7을 구입한 소비자가 주된 대상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이날 S9의 올해 판매량 목표치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S9은 S8보다 출시 시점이 앞당겨졌고 세 가지 마케팅 전략도 준비한 만큼 전작보다 더 많이 판매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S8이 지금까지 3700만~3900만 대가량 팔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칸타월드패널에 따르면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 도심지역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2013년 18.6개월에서 2016년 20.2개월로 늘었으며 계속 길어지는 추세다.

바르셀로나=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