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최근 2주일 남짓한 기간에 관련 공시가 쏟아졌다. LS그룹 계열사들의 지주회사 편입률은 54%에서 77%로 오를 전망이다. 48개 계열사 중 지주회사 체제에 포함된 회사는 종전 26개에서 37개로 늘어났다. 대기업 집단에 투명한 지배구조를 요구하는 정부 기조에 부응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분석이다.
LS, 지배구조 개편 '가속'… 가온전선 지주사 편입
높아진 지주사 편입률

LS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지난 15일 도시가스사업을 영위하는 예스코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공시하면서 시작됐다. 3월 주주총회에서 물적 분할 방식으로 지주회사인 예스코홀딩스와 사업회사인 예스코로 나누기로 했다. 4월부터는 예스코가 원래 거느리고 있던 예스코서비스, 대한가스기기, 예스코이에스, 한성 등 7개 기업이 예스코홀딩스 산하 계열사로 묶이게 된다. 예스코의 지주회사 전환으로 구자열 LS그룹 회장 등 LS 오너 일가가 거느리는 지주회사는 (주)LS와 함께 2개로 늘어나게 됐다.

LS전선과 LS산전 등 주력 계열사들의 지주회사인 (주)LS도 산하 계열사를 늘렸다. 오너 일가가 37%의 지분을 들고 있던 가온전선을 LS전선의 자회사로 편입시키겠다고 24일 발표했다. 지분 31.59%를 오너 일가로부터 LS전선이 매입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중저압 케이블과 통신 케이블을 생산하는 가온전선은 LS전선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일감을 받기도 해 일감 몰아주기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LS전선이 가온전선을 자회사로 편입시키면서 지주회사 편입률이 높아지고 일감 몰아주기 규제도 피할 수 있게 됐다.

투명성 높이기 노력

LS그룹에서 지주회사 체제에 편입되지 않은 계열사는 액화석유가스(LPG) 공급업체인 E1과 LS네트웍스 등 11개 업체만 남게 됐다. 전선을 중심으로 한 주력 사업 관련 기업은 가온전선을 마지막으로 모두 지주회사에 편입됐다. LS그룹 관계자는 “이번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대주주는 지주사 지분만 보유하는 구조를 정착시켜 경영 투명성을 높이게 됐다”며 “E1 산하 계열사들은 단순한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는 데다 다른 계열사와의 사업 연관성이 낮아 당장은 지주회사 전환이 논의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지배구조 개편 이유로는 “시장과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정부를 중심으로 기업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투명성을 높이라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주회사로 전환한 기업집단은 늘었지만 지주회사 바깥에서 오너가 편법으로 운영하는 계열사 비중도 함께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2008년 LS전선을 분할해 지주회사 (주)LS를 출범시킨 LS그룹은 지난 10년간 지주회사 전환에 힘을 쏟아왔다. 2011년에는 오너들이 소유하고 있던 파운텍 지분을 LS전선에, LS글로벌 지분은 (주)LS에 매각해 지주회사 편입률을 높이기도 했다. 구자열 회장은 “2003년 그룹 출범 당시부터 지금까지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과 투명경영 원칙을 실천해왔다”며 “앞으로도 LS그룹은 시장과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며 함께 호흡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