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피해 늘 수 있어"…폭우 당일 재난문자도 못 보내
몬테시토 주민 오프라 윈프리 "주변이 온통 잔해…모두에게 기도를"
美 캘리포니아 산사태 사망자 17명으로 늘어… 실종자 8명
미국 캘리포니아 주 남서부의 산불 피해 지역에서 일어난 대규모 산사태로 11일(현지시간) 현재 주민 17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캘리포니아 재난 당국이 밝혔다.

마이크 엘리어슨 소방국 대변인은 CNN에 "연락이 두절된 실종자 수는 8명에 이른다. 인명피해가 커질 것으로 우려한다"면서 "부상자 28명이 병원으로 후송됐고 수십 명이 구조됐다"고 말했다.

사망자 중에는 아이들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실종자가 48명에 이를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으나, 집계 착오였다고 샌타바버라 카운티 소방당국은 말했다.

당국은 가옥 65채가 전파되고 462채가 부분 파손됐다고 말했다.

상업용 건물 8동도 부서졌다.

인명피해는 로스앤젤레스(LA)에서 샌타바버라로 향하는 101번 고속도로변 언덕 위에 있는 몬테시토 지역에서 발생했다.

이 지역은 가파른 경사지 위에 주택가가 형성돼 산사태 위험이 큰 곳이다.

지난 2005년 인근 벤추라 카운티 라콘치타에서도 대규모 산사태가 일어나 10명이 사망한 적이 있다.

기상 전문가들은 지난 연말 한 달 넘게 번진 토머스 산불로 수림과 식생이 타버리면서 토양에 빗물을 가둬둘 여력이 없어졌고 이 때문에 시간당 30㎜씩 쏟아부은 폭우에 지반이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렸다고 분석했다.

산불에 탄 건물 잔해와 진흙더미, 바위 등이 빗물에 휩쓸려 내려온 토사의 속도가 시속 30㎞에 달했을 정도로 순식간에 마을을 덮쳤다.

특히 피해가 지난 9일 새벽 2시 30분부터 3시 사이에 집중돼 주민들이 미처 대피할 틈이 없었다.

미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샌타바버라 카운티 재난 당국이 폭우가 시작될 때까지 몬테시토 주민들에게 비상 재난문자 메시지를 보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192번 도로 남쪽 피해가 컸던 지역은 강제 대피령이 내려진 곳이 아니어서 대다수 주민이 집에 그대로 머물고 있었다.

미 해안경비대와 주 방위군, 소방대원 500여 명이 토사에 갇힌 주민을 구출하기 위해 필사의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ABC 방송은 그러나 이틀간 구조작업을 펼친 결과 생존자가 더 있을 가능성은 점점 옅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몬테시토에 집이 있는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는 산사태에 파손된 집 주변을 돌아보고 주변이 온통 잔해 더미로 변한 상황을 소셜미디어에 전했다.

윈프리는 "울타리가 부서지고 이웃집은 완전히 파괴됐다. 모두의 기도가 함께하길 빈다"면서 "공동체를 위해 어떤 일이든 하겠다"라고 말했다.

역시 몬테시토에 사는 방송 진행자 엘렌 드제너러스는 자신의 토크쇼에서 "실종된 가족 구성원을 찾는 이들이 있다. 산사태라는 말은 듣지만 그걸로는 설명이 안 될 만큼 충격이 컸다. 몬테시토는 알아볼 수 없는 상태가 됐다"라고 말했다.

LA와 샌타바버라 카운티를 잇는 101번 고속도로는 일부 구간이 여전히 폐쇄된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