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질주하던 코스닥지수가 과속방지턱을 만났다. 기관투자가의 차익실현 물량이 쏟아지면서 신라젠 메디톡스 등 제약·바이오주들이 급락한 영향이다.

코스닥지수는 4일 14.30포인트(1.74%) 하락한 808.01에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825.57까지 뛰어 2007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장 마감을 앞두고 쏟아진 기관의 대규모 매도 물량에 밀렸다. 기관은 4235억원, 외국인 투자자는 3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만 448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차익실현 물량은 제약·바이오업종에 집중됐다. 신라젠(-10.49%) 셀트리온제약(-5.67%) 메디톡스(-5.01%) 코미팜(-4.34%) 등 시가총액 비중이 큰 종목들이 급락하면서 전체 지수도 함께 영향을 받았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최근 단기 급등에 따른 후유증이라고 진단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지수가 전날까지 6거래일 연속 오르면서 기관의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했다”며 “수급 외에 특별히 다른 요인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실적 시즌이 다가오면서 대형주로 시장 관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미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실적 개선주들로 수급이 집중되고 있다”며 “국내 기관 자금도 차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정보기술(IT)주로 옮겨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코스닥시장은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 정부 정책 기대로 오른 측면이 있다”며 “차익실현 매물에 따른 하락을 경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