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도 해리 왕자 결혼 발표에 관심…"왕실 21세기 진입"
"미국인 이혼녀 마클, 심슨 유산 청산… 보수적 英왕실에 변화"
영국 해리 왕자(33)와 미국 여배우 메건 마클(36)의 27일(현지시간) 결혼 발표에 미국 언론들은 마클이 '미국인 이혼녀'라는 사실에 주목하며 보수적인 영국 왕실의 변화로 평가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메건 마클은 역사를 만들 것이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과거 영국 왕 에드워드 8세가 미국인 이혼녀 월리스 심슨과의 결혼을 위해 왕좌에서 물러난 사실을 언급하면서 "영국 왕실이 공식적으로 21세기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미국인 이혼녀 마클, 심슨 유산 청산… 보수적 英왕실에 변화"
1936년 에드워드 8세가 사교계 명사였던 미국인 심슨 부인과 결혼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영국 왕실은 발칵 뒤집혔다.

한가지 이유는 심슨이 당시 두 번째 이혼 절차를 밟고 있던 이혼녀라는 사실이었고 두 번째 이유는 그가 미국인이라는 것이었다.

에드워드 8세는 심슨과 왕좌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고 결국 그는 왕위를 버리고 심슨과 결혼했다.
"미국인 이혼녀 마클, 심슨 유산 청산… 보수적 英왕실에 변화"
마클도 심슨처럼 이혼한 미국인이다.

마클은 미국 법정드라마 '슈츠'(Suits)에 출연해 명성을 얻은 배우로, 백인 아버지와 흑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2011년 영화 제작자와 결혼한 뒤 2년 만에 이혼했다.

NYT는 "마클은 월리스 심슨의 유산을 청산하게 될 것"이라면서 "윌리엄 왕세손과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빈의 결혼이 평민이 왕위 계승자와 결혼한 희귀한 사례였다면, 이번 결혼은 영국 왕실이 이혼한 혼혈 미국인을 포용한다는 것을 알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도 에드워드 8세와 심슨 부인의 일화를 자세하게 소개하며 현재 왕위계승서열 5위인 해리 왕자가 '미국인 이혼녀'와 결혼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앞서 찰스 왕세자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클라렌스 하우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해리 왕자와 마클이 이달 초 런던에서 약혼했으며 두 사람이 내년 봄 결혼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왕세손 업무를 맡는 켄싱턴궁은 두 사람이 만난 지 수개월 됐다며 교제 사실을 공식 확인했고, 지난 9월 이래 두 사람은 공개 데이트를 즐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