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실력은 어떨까요? 그의 실력은 같이 쳐 본 사람들이 증언합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지난달 15일 트럼프 대통령과 운동한 후 “바람이 불고 빗발이 있었는데도 73타를 치더라”고 혀를 내둘렀습니다. 세계 랭킹 3위인 로리 매킬로이도 지난 2월 19일 트럼프 대통령과 라운딩한 후 “상당한 실력이다. 80타를 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차례 클럽 우승을 한 수상 경력도 있습니다.
미국골프협회(USGA)가 운영하는 골프핸디캡정보네트워크(http://www.ghin.com)에 따르면 그의 공식 핸디캡은 2.8타입니다. 프로가 아닌 아마 골퍼로서는 굉장한 숫자입니다. 미국 역대 대통령 중에서는 단연 최고입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골프실력과 관련해 최근 골프계를 술렁이게 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올해 71세인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68타를 쳤다고 USGA에 등록한 겁니다.
이 기록이 문제가 되는 것은 그의 나이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 최고 기록은 2013년8월 작성한 70타입니다. 그 때는 67세에 70타로 나이보다 많은 핸디캡이어서 그럴 수도 있다는 얘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71세에 68타, 이른바 고령 골퍼들의 로망인 ‘에이지 슈트 : 한 라운드를 자신의 나이와 같거나 나이보다 적은 타수로 마치는 것) 기록입니다.
골프채널 해설가이며 전 PGA골퍼였던 브랜들 챔블리는 “아마추어 골퍼에게는 홀인원보다 에이지 슈트가 더 희귀한 기록”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당연히 사실 여부에 대한 논란이 나오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트럼프의 68타 미스터리 라운딩’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의혹을 제기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등록한 기록에는 어느 코스에서 그런 점수를 냈다는 정보가 없습니다. USGA는 운동 날짜와 난이도와 슬로프만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나머지는 프라이버시로 남겨둡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사실 확인에 들어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월 한달 동안 한 주도 빼놓지 않고 뉴저지 베드민스터와 버지니아 스털링에 있는 본인 소유 골프장에 갔습니다. 그 곳에 있는 네 개 코스와 트럼프 대통령의 68타 기록을 비교했습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간 골프장에는 해당 기록과 맞는 난이도와 슬로프를 가진 코스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월스리트저널은 기사 말미에 김정일 전 노동당 총비서를 언급합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북한의 관영매체에 따르면, 고(故) 김정일은 1994년 평양에 있는 골프장에서 처음 골프 채를 잡았는데 그 경기에서 여러 차례의 홀인원을 포함해 34언더파, 38타를 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골프 실력은 라운딩 모습이 공개되지 않는 한 두고두고 골프계의 안주거리가 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