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 높은 명품사 줄 세우다
선글라스 제조는 '최고' 정평…톰포드·랑방 등에 OEM 공급
셀린느, 독특한 디자인 시안 보고 제품 만들었더니 100만개 '대박'
0.1㎜ 미세한 차이로 승부
4년 전 자체 브랜드 '베디베로', 전세계 면세점 50여곳에 입점
글로벌 시장 공략하며 급성장

명품 브랜드가 찾아오는 제조사

세원아이티씨는 이원재 사장(사진)이 설립한 세원무역이라는 수입회사로 시작됐다. 선글라스를 수입해 판매하던 이 사장은 “이 정도면 우리도 만들 수 있겠다”며 제조를 시작했다. 해외 브랜드 제품을 OEM으로 생산해 주다 직접 디자인 등을 제안하는 제조자개발생산(ODM)으로 진화했다.
성장의 계기는 1999년 조성됐다. 이 사장이 LVMH를 찾아가 계열사인 셀린느 로에베와 협업해 선글라스 사업을 하자고 제안했다. 이 자리에서 자체 디자인한 선글라스 시안을 여럿 내밀었다. 독특한 감각이 담긴 디자인을 본 셀린느는 시험 삼아 제품을 내놨다. 이 제품이 100만 개 이상 팔리는 ‘대박’이 났다.
이후 LVMH의 명품 브랜드들은 세원아이티씨의 디자인을 매년 신제품에 반영하고 있다. LVMH뿐만 아니다. 세원아이티씨가 디자인에 참여하는 명품 브랜드는 톰포드 발렌시아가 몽클레르 몽블랑 에르메네질도제냐 랑방 에스카다 안나수이 폴리스 등 10개가 넘는다. 고가 브랜드 톰포드는 세원아이티씨의 디자인만을 신제품으로 출시하고 있다. 명품 선글라스업계에서 이 사장이 ‘최고 전문가’로 인정받는 이유다.
72시간 깎는 정성이 명품을 만들어

이 사장의 다음 목표에 대해 “세원아이티씨의 선글라스 브랜드 ‘베디베로’를 글로벌 명품으로 키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명품 선글라스를 제작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집약한 게 베디베로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마카오, 괌, 뉴욕, 홍콩, 긴자 등 주요 도시 면세점에서 선글라스 톱5 안에 드는 등 해외에서 인정받기 시작했다”고 했다.
베디베로는 세계 2, 3위 면세점그룹인 스위스의 듀프리, 독일의 하이네만과 손잡고 세계 50군데 면세점에 입점했다. 올해 판매가 작년보다 250% 급증하자 세계 1위 면세점인 미국의 DFS도 입점 제의를 해왔다. 입점해 있는 노드스트롬백화점 외에 미국 바니스뉴욕, 삭스피프스애비뉴, 블룸데일 등과도 입점을 논의 중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