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병원에서 지도교수의 폭행으로 피멍든 전공의 다리. 유은혜 의원실 제공
부산대병원에서 지도교수의 폭행으로 피멍든 전공의 다리. 유은혜 의원실 제공
정형외과 전공의가 선배로부터 폭행을 당해 논란이 된 전북대병원이 2년 동안 정형외과 레지던트를 모집할 수 없게 됐다.

보건당국은 전공의 폭행사건이 발생한 강남세브란스병원, 부산대병원 등을 대상으로 실태조사에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올해와 내년 2년 동안 전북대병원 정형외과 레지던트 정원을 책정하지 않고 인턴 정원도 기준보다 5% 줄이기로 결정했다고 24일 발표했다. 과태료 100만원도 부과했다.

앞서 전북대병원 정형외과 1년차 전공의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선배로부터 폭언과 폭행에 시달렸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조사결과 전북대병원 정형외과에서 폭행 사건은 물론, 수련환경평가 제출자료 허위작성, 입사 전 사전근무 지시, 임의 당직명령 등이 발생했다.

복지부는 이를 근거로 전북대병원에 행정처분을 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이 시행된 뒤 첫 행정처분 사례다.

추가 실태조사도 시행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성형외과 교수의 폭행·폭언사건이 발생한 한양대병원, 가정의학과 상급년차의 폭행 민원이 접수된 삼육서울병원, 교수가 여성 전공의를 성추행했다는 민원이 접수된 양산부산대병원 등의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산부인과 전공의 2명이 교수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강남세브란스병원, 지도교수로부터 전공의 11명이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부산대병원은 자료제출을 명령할 예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공의 수련은 미래의 전문의료인력 양성을 위한 중요한 과정"이라며 "폭행 등 비인권적 수련환경은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고 했다. 그는 "재발방지를 위해 전공의 폭행(성폭력 포함)이 발생한 수련기관에 대한 제재 방안을 수련환경평가위원회를 통해 검토·심의할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