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의 초강력 8·2대책 이후
매수세 주춤 '눈치 보기' 장세
주변 성공담에 조급한 투자 금물
역세권 단지·도심 재건축 주목
투자 할 주택 시세 수시로 확인을
장경영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longrun@hankyung.com


하지만 그렇게 마음만 급해선 원하는 성과를 올리기 어렵다. 오히려 섣부른 투자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좀 더 차분하게 부동산 투자를 바라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주변에서 흔히 듣는 투자 성공 사례만 보면 부동산 투자 수익률이 상당히 높다는 인식을 갖기 쉽다. 과연 그럴까. 국민은행 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1987년부터 지난해까지 30년간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연평균 3.75% 올랐다. 물론 1990년(21.04% 상승)이나 2002년(16.43% 상승)처럼 급등한 해도 있다. 그러나 장기 평균은 해당 기간 연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3.93%) 수준에 불과하다. 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사실상 오른 게 없다는 의미다.
이는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최근 국제결제은행(BIS)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수십 년간 선진국과 신흥시장 국가의 주택가격 연평균 상승률이 각각 6.8%와 6.9%로 나타났다. 국가별로 이용 가능한 통계가 달라서 조사기간은 차이가 난다. 선진국 중에선 스페인(조사기간 44년)이 9.8%로 가장 높았고, 일본(60년)과 미국(47년)은 각각 7.1%와 6.0%를 기록했다. 신흥시장 국가 중에선 러시아(14년)가 16.5%로 선두권이었고 브라질(14년) 12.8%, 홍콩(37년) 9.2%, 멕시코(10년) 5.2% 등이었다. 한국은 위의 국민은행 자료와 비슷한 3.6%였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연평균 수익률 6.8%’는 적지 않은 사람이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그것이 장기간 안정적이라면 더 많은 사람이 흔쾌히 환영할 것이다. 사실상 전 재산이 걸린 부동산 투자에서 이런 수익률을 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8·2 대책 후 많은 부동산 전문가들은 역세권 새 아파트, 똘똘한 도심 재건축 아파트에 주목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주택 노후화로 새집 선호가 지속될 것이고, 서울의 경우 앞으로 분양 물량의 90%가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공급될 것이며, 다주택 투자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유망한 집에 선택과 집중을 하라는 것이다. 고개가 끄덕여지는 주장이다.
이런 조언을 따라 투자 대상을 찾을 때 한 가지 유념할 것이 있다. ‘너무 비쌀 때 사지 말고 너무 쌀 때 팔지 말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투자 후보 주택의 시세를 수시로 확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노력 없이 좀 더 유리한 투자 기회를 잡기는 어렵다.
장경영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