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 오를 때 전체 산업임금 0.55% 인상
기업들 인건비 부담 늘어…설비투자 등 위축 우려
취업자 수 0.1% 감소

정부는 시간당 6470원인 최저임금을 단계적으로 높여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올릴 방침이다. 이에 따라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6.4%(1060원) 오른 7530원으로 결정했다. 인상폭으로는 역대 최고치다. 내년 최저임금 적용 대상 근로자는 전체 임금근로자의 18~23.6%에 해당하는 277만~463만 명에 달할 전망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저임금이 2019년 8765원(16.4%), 2020년엔 1만원(14.1%)으로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1999년부터 2016년까지 최저임금이 1% 인상됐을 때 전체 산업의 임금은 0.55% 인상됐다. 이런 추세라면 2018년과 2019년 전체 산업의 임금은 각각 9.02% 오르고, 2020년엔 7.7% 오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같은 임금 상승에 따라 경제성장률과 고용은 악화될 것이라는 게 국회예산정책처의 분석이다. 내년 경제성장률과 고용을 각각 0.02%포인트, 0.01% 떨어뜨리고 2020년엔 각각 0.12%포인트, 0.10% 하락시키는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한국의 최저임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7개 국가 중 14위로 중간 정도다. 2018년 최저임금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보다 낮고 멕시코 칠레 등 남미 국가와 스페인 포르투갈 체코보다 높은 수준이다.
다만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재정지출이 늘어 부정적인 효과가 일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연동되는 구직급여나 육아휴직급여 등을 올려줘야 해 그만큼 재정이 투입돼야 한다. 국회예산정책처 관계자는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기업들이 고용을 줄이거나 신규 채용을 하지 않아 경제 전반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재정지출로 2018~2020년 경제성장률은 0.02~0.09%포인트, 취업자 수는 0.01~0.07%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 1만원을 이행하기 위해 2020년까지 3년간 필요한 예산은 7조34620억원으로 추산됐다. 2018년 2조9708억원, 2019년 2조3736억원, 2020년 2조18억원 등이다.
심 의원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정부 지원금이 더 풀리는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경제 성장에 마이너스로 작용할 것”이라며 “경제 상황과 고용시장에 맞는 현실적인 최저임금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