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열린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이 다주택자 규제와 8·2 부동산 대책 등 정부가 추진하는 집값 안정화 대책을 집중 공격했다.
국토위 야당의원, 다주택자 규제 등 부동산대책에 '십자포화'
자유한국당 정용기 의원은 김현미 장관이 '다주택자는 자신이 살 집이 아니면 집을 팔라'고 한 말을 문제 삼았다.

김 장관은 취임식 때부터 다주택자의 투기 수요가 집값 상승의 원인이라고 지목하고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정 의원은 "김 장관은 다주택자는 집을 모두 팔라고 했지만 정부 1급 이상 고위 공직자의 42%가 다주택자로 나타났고 투기과열지구에 집이 있는 공무원도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위 공직자는 집을 많이 갖고 있으면서 국민 다수를 죄악시할 수는 없다"며 "성경에 '죄 없는 자, 이 여인에게 돌을 던지라'라는 구절이 있는데, 공직자가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함진규 의원도 "국토부가 고위 공직자 중 다주택자 비율이 59.3%를 기록하며 정부 부처 상위 3위를 차지했다"며 "장관은 투기세력과 전쟁을 선포했는데 주무 부처 공무원들은 왜 따르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단순히 다주택자에게 집을 모두 팔라고 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살 집이 아니면 임대로 등록하라는 뜻이었다"고 맞섰다.

국감장에서 배란 촉진제 주사기 뭉치가 등장하기도 했다.

주사기 뭉치를 들어 보인 정용기 의원은 "이것은 힘겹게 임신에 성공했지만 8·2 대책으로 중도금 대출이 막히는 충격으로 유산한 40대 여성이 직접 배에 놓았던 주사기들"이라며 "대책으로 중도금 대출을 받지 못한 피해자들이 만든 모임 가입자가 2천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은 김 장관이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시점을 거론하며 "국토부 장관이 여름 휴가 중 대책이 발표됐는데, 장관이 대책 내용을 제대로 알고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바른정당 주호영 의원도 "국토부가 집값 대책의 주관 부서가 맞느냐. 일부 언론보도에서는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이 부동산 정책을 주도한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언급했다.

김 장관은 "8·2대책은 7월 28일에 주요 내용이 이미 확정돼 있었고 언제 발표할 것인지 문제만 남아 있었다.

휴가도 대책 발표 직전 다녀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대구 수성구가 지역구인 주 의원은 "최근 수성구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는데 정확한 기준이 무엇이냐"고 따지기도 했다.

김 장관은 "수성구는 앞선 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안정화될 조짐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지금도 집값이 많이 오르고 있어서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bana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