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 작품 재판매도 늘어나…'짝퉁' 많아 구입에 주의해야
비엔날레·전시·경매 '풍성'…디자인·공예비엔날레 잇따라
서울옥션 '블루' 기획경매 준비…K옥션은 내달 18일 대거 출품
◆청주공예비엔날레 13일 개막
제7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지난 8일 광주비엔날레 전시장에서 ‘미래들’이란 주제로 열렸다. 영국과 이탈리아, 프랑스 등 34개국에서 디자이너 400여 명이 참가해 가상현실(VR)과 미래 쇼핑체험, 3차원(3D) 프린팅으로 집 만들기, 스마트 모빌리티 체험 등 ‘하이엔드 디자인’을 담은 작품 1300여 점을 내놨다. 전시장을 기존 비엔날레전시관 외에 광주 시립미술관·전남 신안 소금박물관, 백화점 등으로 늘려 이곳저곳 찾아다니는 재미도 더했다.
공예의 과거와 현재를 조명하고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는 ‘2017청주공예비엔날레’는 오는 13일부터 다음달 22일까지 청주 옛 연초제조창에서 펼쳐진다. ‘Hands+ 품다’를 주제로 한국 미국 일본 등 18개국 작가 780여 명이 참여해 작품 4000여 점을 소개한다. 올해는 미디어아트와 공예를 융합한 새로운 트렌드를 보여줄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오는 11월5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돈의문박물관 등에서 열리는 ‘2017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도시와 건축을 주제로 열리는 국내 최초의 글로벌 학술 전시 축제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지난 1일 시작한 전시회 ‘종이와 콘크리트’는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중반 한국 현대건축사를 보여준다. 세계 3대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의 개인전(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홍콩 디자인 경향을 보여주는 ‘컨플러스(Confluence)20+’(동대문디자인플라자), 종이의 조형성과 실용가치를 살펴볼 수 있는 ‘페이퍼’전(대림미술관) 등도 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경매회사들 틈새시장 공략 본격화
건축과 디자인, 공예품이 미술시장에 급속히 편입되면서 크리스티, 서울옥션 등은 유명 디자이너와 공예 작가의 작품을 모은 테마 경매를 잇달아 열고 있다.
크리스티는 올 들어서만 보석 및 디자인, 공예 관련 경매를 5~6차례 열었다. 지난 2일 뉴욕에서 열린 경매에서는 낙찰총액 716만달러(약 82억원)를 기록했다. 다음달 3, 18일에는 런던에서 유명 디자이너들의 가구와 디자인, 보석공예품 등을 경매에 부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서울옥션이 2010년 4월 처음으로 디자인 경매를 시작했다. 최근에는 자회사 ‘서울옥션블루’를 통해 그림은 물론 보석, 가구, 토이, 빈티지 오디오 등으로 대상 품목을 넓히며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열린 ‘리빙 위트 아트앤 스타일’ 경매에선 출품한 112점 중 72점을 팔아 1억7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K옥션도 보석과 시계, 명품 가방, 고가구 등에 대한 경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다음달 18일 가을 경매에 다채로운 작품을 올릴 예정이다.
가격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5월 스위스 제네바 크리스티 경매에서는 다이아몬드 공예품 ‘오펜하이머 블루’가 홍콩 부동산 재벌 조지프 라우에게 4860만스위스프랑(약 560억원)에 팔려 화제를 모았다. 2009년 2월 크리스티 파리 경매에서 아일랜드 출신 근대 디자인의 선두주자 아일린 그레이의 ‘드래곤 안락의자’가 경합 끝에 추정가보다 10배나 많은 2190만유로(약 422억원)에 팔려 디자인 작품 세계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국내에서는 조지 나카시마의 작품 ‘테이블 세트’가 2010년 서울옥션 경매에서 1억4500만원에 팔려 최고 낙찰가로 기록됐다.
이옥경 서울옥션 대표는 “보석, 디자인, 공예 시장은 순수 미술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기 영향을 덜 받는다”며 “절세 상품인 데다 안목에 따라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어 경매시장에서 거래가 활기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림에도 모조품이 있는 것처럼 옛 가구, 공예, 디자인 작품에도 ‘짝퉁’이 유통되고 있다. 따라서 실제 제품을 구입할 때는 철저한 고증은 물론 작가의 세세한 특징까지 잘 살펴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