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는 왜 별동대까지 조직하여 상품별 원가를 계산할까? 그 이유는 상품별 원가가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원가 절감에 반드시 필요한 자료이기 때문이다.
많은 업체에서 원가 절감을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경영자는 직원들이 협력하지 않는다며 한탄하고 있다. 도요타의 관점에서 보면 그것은 당연한 일이다. 직원들이 상품별 원가가 어떻게 구성되는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는 눈앞의 업무와 원가 간의 연결성을 파악할 수 없다. 또한, 이런 조건에서는 직원들이 개선을 위한 연구도 할 수 없다.
도요타는 상품별 원가를 항상 공개하기 때문에 직원들이 매일 자신이 해야 할 일과로 개선 활동을 하고, 일 속에서 창의성을 발휘하며 아이디어를 낸다. 상품별 원가는 본사 재경이 계산하는 일반적인 기업 회계를 위한 원가와는 달리 별동대와 현장 직원들의 일상 업무 속에서 계산된다. 상품별 원가를 정확히 계산할 수 있으면 원가 절감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생각지도 못했던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이를테면, 경쟁 업체의 부품 가격 계산이나 협력업체에서 납품받은 부품 원가까지 추정할 수 있다. 아울러 업체들의 기술 수준, 공정까지 읽어낼 수 있게 된다. 또한, 상품별 원가는 공장 부문뿐만 아니라 관리 부문과 사무 직군을 포함하여 전사적으로 통용되는 개념이다.
도요타는 “이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행동은 ‘일’이 아니다”라고 생각한다. 회의를 하고, 거래처에 나가고, 기획서를 쓰는 일상적인 행동이 실제 이익에 공헌하고 있는지, 단지 비용만 발생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확인한다. 그것이 부가가치를 높이는 일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기준도 원가와의 비교를 통해 결정된다. 이때의 원가는 인건비만을 가리키지 않으며, 앞에서 말한 상품별 원가 계산과 같은 개념이다. 이처럼 원가를 의식하면 항상 ‘부가가치를 만드는 일을 하자’라고 생각하게 되고, 이것은 결과적으로 성과로도 연결된다.
예를 들면, 매출을 올려 이익을 창출할 수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원가를 절감하여 이익에 공헌할 수도 있다. 이에 공통되는 것은 ‘원가 절감에 의한 이익 창출’이다. 매출은 책상 위에서 계산한 대로 움직이지 않지만, 원가 절감은 노력에 따라 전 부문에서 실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도요타의 원가 절감’이라고 하면, ‘낭비 제거’가 떠오른다. 확실히 낭비를 줄이면 이익 창출에 도움이 되지만, ①기획과 설계, ②공정별 상세 설계, ③양산이라는 3단계를 놓고 보았을 때 낭비 제거는 최종 단계인 ③에만 해당한다.
그러나 원가의 범위는 ①과 ②의 단계에서 결정됨으로 양산 단계의 원가 절감에는 한계가 있다. 도요타가 타사와 다른 점은 ①의 단계를 ‘최대의 원가 절감 포인트’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원가 기획’이라고 불리는 단계이다.
도요타는 ‘이익은 설계 단계에서 모두 결정된다’라는 말처럼 확실히 초기의 원가 기획 단계에서 원가와 이익이 정해진다고 생각한다.
원가 기획을 검토하는 ‘원가 기획 회의’는 도요타에서 최고 수준의 회의체이다. 아마 이 회의에 누가 참석하고, 무엇을 어떻게 결정하는지는 누구나 궁금할 것이다. 도요타 이익의 원천은 모두 원가 기획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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