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율 높인 GS, GS홈쇼핑 매각설 잠재워
GS그룹 지주사인 GS가 GS홈쇼핑 지분율을 확대했다. GS그룹이 지주회사로 전환한 이후 홈쇼핑 지분율을 높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GS홈쇼핑은 때마다 나오던 매각설이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S는 24일 주식시장 개장 전 시간외 대량매매를 통해 GS홈쇼핑 소유의 자사주 40만 주를 취득했다. 취득 금액은 880억원으로 전일 종가(22만100원)를 기준으로 계산했다. 이번 거래로 GS의 GS홈쇼핑 보유지분은 기존 30%에서 36.1%로 늘어났다. GS 측은 ‘안정적 경영권 확보’를 자사주 취득 이유로 들었다.

이번 지분 인수로 GS홈쇼핑의 그룹 내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과거 GS그룹이 대규모 인수합병(M&A)을 할 때마다 GS홈쇼핑 이름이 거론됐다. 좋은 의미가 아니라 그룹이 GS홈쇼핑을 매각할 것이란 관측이었다. 2010년 GS그룹이 백화점과 마트 사업부를 롯데에 매각할 때는 “TV홈쇼핑 사업도 곧 정리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두산이나 한화처럼 ‘중후장대’ 산업 위주로 사업을 재편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이유였다. 이듬해에는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GS가 참여하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GS가 GS홈쇼핑 지분을 내다 팔 것”이란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지주사의 지분율이 낮은 것도 이런 관측에 힘을 보탰다. GS는 지주사 전환 후 홈쇼핑 지분을 30%로 유지했다. GS홈쇼핑과 달리 GS는 다른 계열사 지분을 모두 50% 이상 보유하고 있다. GS홈쇼핑 직원들도 내심 이런 불안을 느끼고 있었다.

이날 지주사가 지분율을 높임으로써 매각설은 사라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또 GS홈쇼핑은 새로운 투자자금을 확보함으로써 M&A 등 투자의 폭을 넓힐 수 있게 됐다. GS홈쇼핑의 기존 현금성 자산이 약 5100억원(6월 말 기준)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6000억원 이상의 현금 여력이 생겼다. GS홈쇼핑 관계자는 “여유자금을 브랜드 업체 인수, 물류 투자,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정보통신기술(ICT) 투자 등에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GS홈쇼핑은 특히 M&A와 벤처 투자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달 ‘코렐’과 ‘비전’ 등의 주방용품 브랜드를 보유한 글로벌기업 월드키친 지분 9.1%를 취득하는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달 중순에는 동남아시아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메란티펀드’에 3000만달러(약 340억원)를 투입했다고 발표했다. GS홈쇼핑은 벤처 기술을 활용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번 메란티펀드 출자금을 포함해 2010년 이후 지금까지 7년간 벤처기업에 투자한 자금만 1700억원에 이른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