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의 갈등이 불거지는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자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하는 펀드 수익률이 상승세를 탔다. 금 가격은 당분간 좁은 박스권 안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돼 금 펀드의 추가 수익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17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11개 금 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평균 5.40%였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3.34%)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국제 금값은 지난 9일부터 빠르게 올랐다. 북한과 미국이 전쟁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대치하면서다. 지난달 7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온스당 1208달러까지 떨어졌던 국제 금 가격은 지난 11일 온스당 1287달러로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미국 무기들이 장전돼 있다’고 경고한 날이다.

지지부진하던 금 펀드 수익률도 가파르게 뛰었다. 최근 한 달 기준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금 펀드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골드선물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로 10.54% 올랐다. 금 가격 하루 상승폭의 두 배만큼을 따라가는 상품이다.

전문가들은 추가 상승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당분간 국제 금 가격이 온스당 1200~1300달러의 좁은 박스권에서 오르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 때문이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가 인상되면 금 투자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데다 금 가격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금 ETF로 자금 유입도 크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당분간 금 가격이 박스권 안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