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가 올 상반기 신규 엘리베이터를 1만 대 가까이 설치하며 업계 1위 자리를 굳혔다. 에스컬레이터와 무빙워크(수평보행기) 시장에선 쉰들러와 오티스가 강세를 보였다.

31일 한국승강기안전공단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올 상반기 9994대를 설치해 시장점유율 43.3%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보다 2%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상반기 기준 사상 최고 기록이다. 경쟁사인 티센크루프가 25.9%에서 24.7%, 오티스가 11.7%에서 10.9%로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대엘리베이터, 2위와 더블스코어
회사 관계자는 “시장에서 확고한 1위로 자리잡아야겠다는 절박함에 영업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티센크루프가 시장을 장악한 저층용 엘리베이터시장에서 올초 공공주택용 보급형 ‘뉴와이저 시그니처’를 출시하며 판매량을 늘린 것이 점유율을 끌어올린 주요인으로 꼽혔다. 그동안 현대는 2위 티센크루프에 추격당하며 시장점유율이 2013년 45%에서 작년 41.3%로 계속 하락했다.

현대그룹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상장사로 책임이 막중해진 것도 영업 확대의 배경이 됐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지난 6월 현대엘리베이터가 사상 처음 월간 설치대수 2000대를 돌파하자 설치직원 3160명에게 삼계탕 1만2600여 마리를 선물하며 격려하기도 했다.

에스컬레이터와 무빙워크 시장에선 쉰들러와 오티스가 선전한 것으로 집계됐다. 쉰들러는 올 상반기에만 에스컬레이터 279대, 무빙워크 72대를 설치하며 단숨에 시장점유율 1위(에스컬레이터 31.5%, 무빙워크 58.5%)에 올라섰다. 오티스는 수도권 쇼핑몰의 에스컬레이터, 무빙워크 시장을 석권하면서 큰 폭의 실적 개선을 보였다. 오티스의 에스컬레이터, 무빙워크 점유율은 작년 각각 5.2%, 6.5%에서 올 상반기 10.3%, 34.1%로 급등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