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광렬 차병원그룹 회장과 그의 가족이 바이오의약품 개발 자회사 차바이오텍에서 무허가 세포치료제를 공급받아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차바이오텍이 무허가 세포치료제를 불법 제조·판매한 사실을 적발하고 이 회사 최 모 대표(61)를 약사법 위반으로 고발조치했다고 29일 발표했다. 또 차바이오텍에서 제조한 무허가 세포치료제를 공급받아 이들에게 투약한 분당차병원에 대해서는 보건복지부에 관련 사실을 통보했다.

식약처 조사 결과 차바이오텍은 차 회장과 그의 부인 및 딸의 혈액을 채취해 혈액에서 세포를 분리·배양한 뒤 자가살해세포 치료제를 제조했다. 차바이오텍은 지난해 2월9일부터 올 10월21일까지 총 19차례 치료제를 제조해 분당차병원에 공급했다. 분당차병원 의사 이 모 씨는 차바이오텍에서 공급받은 무허가 치료제를 병원 내 진료실에서 차 회장 및 가족에게 투약했다.

자가살해세포 치료제는 골수 등에 존재하는 면역세포로 암세포나 바이러스 등 비정상적인 세포를 인지해 죽이는 치료제다. 국내에서는 약사법에 따라 식약처에서 품목허가를 받은 의약품만 사람에게 쓸 수 있다. 2010년 바이오 기업 알앤엘바이오(현 알바이오)가 이처럼 무허가 줄기세포 치료제 제조 및 불법 투약해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