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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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증시 폭락,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박근혜 대통령 탄핵…. 지난해 국내 증시는 대내외 악재가 끊이지 않은 한 해였다.

"올해도 안심할 수는 없다"는 게 증권사들의 전망이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되고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는 등 또 다른 불확실성이 밀려올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 트럼프 정책 기대·달러 강세 완화…신흥국에 관심을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새해 신흥국 주식과 경기민감주·대형주를 중심으로 투자전략을 짜라고 조언했다.

신흥국 주식을 주목해야 하는 배경에는 트럼프 정책에 따른 훈풍이 꼽혔다.

미래에셋대우는 올 상반기 미국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되살아날 것으로 예상했다. 신흥국 주식에 투자하기 좋은 기회가 펼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공약으로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재정 확대, 세금 감면, 규제 완화 등을 내놨다. 이러한 정책은 일자리 창출 등으로 이어지면서 경제 성장을 촉진시킬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인프라 투자는 원자재 수요를 끌어올려 수출 비중이 높은 신흥국에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 확산 등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미 달러화 가치가 점차 하락하면서 신흥국 주식을 둘러싼 여건이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달러화는 미국 금리인상 등에 힘입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4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에 상대적으로 신흥국 통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외국인의 자금 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러나 올해는 미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신흥국의 자금 유출 압력이 낮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신한금융투자는 "트럼프 정책이 가시화되면서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되고,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인상 속도도 예상보다 완만할 것"이라며 "달러화 강세 기조는 완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원·달러 환율의 거래 범위로는 1050~1200원을 제시했다.

이 증권사는 달러화 가치 하락이 예상되는 오는 2~3분기가 신흥국 주식에 투자할 적기라며, 신흥국 증시에 대한 투자도 추세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 박스권 장세 지속…경기민감주·대형주 담아야

증권사들은 올해 국내 증시가 대형주 중심의 박스권 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 증권사들의 코스피지수 예상 거래 범위는 1870~2350 이다.

삼성증권은 "증시는 하단 지지력이 강해지고 있으나 재평가 받을 가능성은 낮다"며 "올해 박스권 흐름이 더 연장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증권사는 향후 국제유가 및 인플레이션 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경기민감주 비중을 늘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목할 종목으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네이버 포스코 이마트 현대차 오리온 등을 꼽았다.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등도 같은 의견을 내놨다. 안정적인 대형주의 투자 매력이 높다는 것이다. Fed의 금리 인상과 함께 브렉시트 향방, 유럽 주요국의 대선 및 총선 등 대외 변수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는 대형주 투자가 유망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정보기술(IT) 지주 기계 건설 등의 업종을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