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청소기 등을 전기 플러그에 꽂지 않고 전자기장 현상을 이용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무선전력기술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에는 레저 및 산업에서 사용하는 드론(무인항공기)에서도 무선충전기술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현재 스마트폰 등에서 사용하는 무선충전 기술은 평면 형태의 패드 위에서 충전하는 방식이다. 패드 위에 전류가 흐를 때 전자기장이 발생하면 휴대폰 속 수신부 코일에 전류가 흐르며 전기가 충전되는 전자기 유도현상을 이용한다. 이 방식은 충전기와 스마트폰이 맞닿아 있거나 1㎝ 이내 거리에 있어야 충전되고 충전 중에는 전화통화를 할 수 없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조 실장은 세계 최초로 충전 방법과 공간에 제약이 없는 입체 무선충전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외부 자기장을 받아 자연스럽게 진동하는 현상인 자기공명 현상의 원리로 작동한다. 무선랜처럼 일정 지역에 들어가거나 컵홀더, 책장 형태의 충전장치에 전자기기를 놓아두면 자동으로 전기가 충전된다. 기존에 개발된 자기공명 방식보다 안테나 크기가 훨씬 작은 140㎑ 주파수를 이용하기 때문에 효율이 좋고 충전기 크기도 줄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ETRI는 이 충전기술을 이용해 박물관 안내용 로봇과 드론, LED 전광판을 충전하는 데 성공했다. 또 스마트폰이 들어가는 컵홀더 형태의 차량용 입체 무선충전기를 개발하고 내년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쇼CES에 선보일 계획이다.
최근 스마트 시계와 가상현실(VR) 기기, 전기자전거 등 스마트기기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무선충전 기술에 대한 기업의 관심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ETRI에 따르면 2021년 무선충전 기술 시장은 50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조 실장은 “IoT 시대가 다가오면서 다양한 형태의 기기가 개발되고 있어 입체 공간 무선 충전기술의 활용 범위는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