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경수 /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도경수 /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최고의 아이돌 그룹 엑소 멤버 디오(D.O.), 배우 활동명은 본명인 도경수다.

아이돌 출신 배우는 '연기를 못 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안고 시작한다. 부족한 연기력에도 주연 자리를 꿰차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

하지만 도경수는 조연부터 시작해 내공을 쌓아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당당히 주연급 배우로 올라섰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그를 아이돌이 아닌 신인 배우로 알고 있다.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도경수는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선입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저는 편견을 깨기 위한 별다른 노력을 안 해요. 오히려 제 연기를 좋게 봐주시고 고칠 점을 이야기해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리죠. 가수와 연기 활동을 병행하느라 감정선이 많이 꼬였었는데 이제는 몸에 적응됐어요."

사실 그는 연기를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다. 촬영 현장을 학교로, 선배 연기자들을 선생님으로 생각하며 배울 점들을 자연스럽게 흡수했다.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때, 살면서 겪어보지 못한 감정들을 느꼈고 그것을 연기로 분출하며 희열을 맛봤다. 그리고 그때부터였다. 평생 연기를 해야겠다고 다짐한 것이.

"저는 오히려 연기 수업을 받는 게 더 불편해요. 선배님들과의 현장 경험은 저절로 공부가 되거든요. 작품을 끝낼 때마다 깨닫는 게 정말 많아요. 매번 달라지는 연기 방식이 신기했죠."
도경수 /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도경수 /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2014년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의 한강우 역을 통해 연기에 발을 들인 도경수는 영화 '카트', '순정'까지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으며 성장했다.

지난 23일 개봉한 영화 '형'에서는 '대세 배우' 조정석과 형제로 만나 코믹한 호흡을 선보였다. '형'은 전과 10범 형(조정석)과 잘 나가던 국가대표 동생(도경수)이 원치 않는 동거를 하며 겪는 상황들을 유쾌하게 그린 영화다.

도경수는 사고로 시력을 잃어 절망에 빠진 유도 선수 '두영' 역을 맡았다. 15년 만에 만난 형 덕분에 차차 마음을 여는 '두영'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점점 밝아지는 모습을 본 관객들이 용기와 힘을 얻어 가길 바라면서 연기를 했어요. '두영'의 순수한 면은 꼭 어렸을 때 제 모습 같아요. 유도할 때 자존심 강한 모습은 지금의 저와 닮았죠."

극 중 도경수는 욕을 하거나 유도 기술인 메치기로 형을 제압한다. 실제로 할 수 없었던 것에 대한 갈망이 통쾌함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그는 내재돼 있던 것을 연기로 표출하고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그래서 '형'은 도경수에게 더욱 애정이 가는 영화가 됐다.

"'형'은 정말 친형 같은 작품이에요. 이런 작품은 다시 없을 정도로 소중하죠. 영화를 보고 같이 웃고 울어주신다면 전 그것만으로 만족해요. 관객분들이 좋은 에너지를 얻어 가셨으면 좋겠어요."

'형' 홍보 일정을 마친 도경수는 현재 해외 콘서트 투어 중이며, 영화 '신과 함께' 촬영에도 돌입했다. 내년에도 가수와 배우를 넘나들며 바쁜 나날을 보낼 예정이다.

한예진 한경닷컴 기자 geni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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