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감독 홍지영)는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10개의 알약을 얻게 된 남자(김윤석 분)가 30년 전의 자신(변요한 분)과 만나 평생 후회하고 있던 과거의 한 사건을 바꾸려 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원작은 전세계 30개국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프랑스 작가 기욤 뮈소의 동명 소설이다. 유럽, 미국, 아시아 등 각국으로부터 영화화 제안을 받았지만 최초로 국내 제작사와 판권을 계약하며 한국 영화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16일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홍지영 감독은 "소설로 쓰여진 한 편의 시나리오였다. 보통 시간여행 이야기와 차이점은 거울처럼 만난다는 설정이다. 원작의 기본 구조가 탄탄했기 때문에 한국화하는 게 주요 관건이었다"고 밝혔다.
김윤석은 극 중 2015년 '현재의 수현'을 연기했다. 평생 후회로 남은 기억을 가진 그는 한 할아버지로부터 신비의 알약을 받아 30년 전의 자신과 마주한다.
김윤석은 "원작이 있을 때의 장점은 소설의 탄탄한 구조가 시나리오에 녹아든다는 것이다. 소설만이 표현할 수 있는 것을 영화화해서 훼손되지는 않을까 걱정했다"면서도 "영화적인 것과 문화적인 것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 성공할 것 같다"고 자신했다.
2인 1역이기 때문에 의상이나 헤어스타일부터 작은 손동작까지도 김윤석과 닮아보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는 "현재 수현과 과거 수현이 본질적으로 같아야 했다. 김윤석 선배님과 교류하면서 부담감을 놓게 됐다"며 "옆에 있는 소중한 사람과 이 영화를 공유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두 명의 수현이 만나는 결정적 계기가 되는 사랑하는 여인 '연아' 역은 채서진이 맡았다. "기욤 뮈소의 소설은 현재 이 순간에 대해 감사하게 되는 매력을 가졌다"며 "연인뿐만 아니라 친구, 가족과 함께 봐도 좋은 영화다.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감사함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예고해 기대감을 자아냈다.
영화에는 30년 세월을 와닿게 하는 음악들이 등장해 몰입도를 높인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밥 딜런의 노래가 한국 영화 최초로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에 등장한다. 1985년을 상징하는 김현식의 노래도 흘러나와 관객들의 추억을 자극한다. 특히 김윤석과 변요한이 함께 부른 김현식의 명곡 '당신의 모습'은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된다.
홍지영 감독은 "12월에 많은 영화가 개봉한다. 항상 관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는데, 극장에 볼 영화가 많으면 행복하더라.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최근에 보지 못 한 영화다. 여러분에게 좋은 감흥을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한예진 한경닷컴 기자 geni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