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방암학회가 전국 28개 대형 병원에서 한쪽 유방암이 있으면서 유방암과 난소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BRCA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 717명을 조사했더니 예방 차원에서 반대편 유방과 난소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은 환자가 점차 늘었다고 밝혔다.
BRCA 유전자 검사를 받은 사람은 2012년 946명에서 지난해 2837명으로 세 배 정도 늘었다. 예방 차원에서 유방절제술을 받은 건수는 같은 기간 다섯 배, 난소절제술을 받은 건수는 4.7배 증가했다.
가족 중 유방암과 난소암 환자가 많았던 졸리는 BRCA 유전자 검사에서 BRCA1 유전자에 변이가 있음을 확인하고 2013년 예방적 절제술을 받았다.
유전성 유방암은 특정한 변이 유전자 때문에 암이 생기는 질환이다. 전체 유방암 환자의 5~10%가 유전성 유방암이다. 원인 유전자는 BRCA1, BRCA2 등이다. BRCA1, BRCA2 유전자 변이가 있는 여성은 유방암과 난소암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국내의 한 연구에 따르면 BRCA1 변이 유전자가 있는 여성은 70세까지 유방암이 생길 위험이 72.1%, 난소암 위험은 24.6%다.
BRCA2 변이가 있으면 유방암 위험은 66.3%, 난소암 위험은 11.1%다. 예방을 위해 유방과 난소를 잘라내면 암 발생 위험과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
정부는 2005년 BRCA 검사를 건강보험 항목에 포함했고 2012년 12월 예방적 난소절제술도 건강보험을 적용했다. 이후 관련 검사와 수술이 크게 늘고 있다. BRCA1, BRCA2 유전자 변이는 유방암과 난소암뿐 아니라 남성 유방암, 전립선암, 췌장암, 담도암, 대장암 등 다양한 암의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