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20일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 다동 대우조선 사옥에 조사관을 보내 회계와 재무 관련 자료들을 확보했다. 대우조선은 이번 세무조사가 정기 조사가 아닌 데다 기획조사를 전담하는 서울청 조사4국에서 담당해 긴장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2014년 국세청의 정기 세무조사를 받았다. 정기 조사는 5~6년마다 이뤄진다. 세무당국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서울청 조사4국의 세무조사는 사전 준비를 상당히 한 뒤 시작해 형사 고발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분식회계나 조선소가 선박 건조 계약을 맺은 선주에게 주는 수수료인 어드레스 커미션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외 선주에게 지급한 어드레스 커미션 일부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얘기가 돌아 국세청이 이를 끝까지 추적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국세청은 올초 현대중공업 세무조사에서도 이 대목을 집중 점검했다.

대우조선은 그동안 검찰 수사로 대부분 비리가 다 밝혀졌고 이월결손금이 많아 법인세를 낼 형편이 아니므로 국세청의 대규모 세금 추징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우조선은 2013~2014회계연도에 흑자를 냈다고 발표했다가 적자로 바로잡으면서 국세청에 당시 과다하게 낸 세금 2300억원가량을 돌려달라고 요청하는 ‘경정청구’를 신청한 바 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정부가 이달 말 조선업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고 대우조선 생존을 위한 대규모 출자전환도 검토하고 있다”며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대우조선뿐 아니라 조선업계가 다시 살아나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