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9월 26일 오후4시19분

시가총액이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넷마블게임즈가 오는 30일 공식 상장 절차에 들어간다. 당초 연말 상장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상장시기가 두 달여 앞당겨졌다. 증권신고서 제출, 공모주 청약 등 절차를 무리 없이 거치면 내년 초 유가증권시장 입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마켓인사이트] '게임업체 거인' 넷마블, 30일 상장 첫 발
◆패스트트랙 적용 불가능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넷마블게임즈는 30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패스트트랙(신속상장) 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해 일반 상장절차에 따라 심사 청구 후 45일(영업일 기준) 안에 심사 결과를 통보받는다.

[마켓인사이트] '게임업체 거인' 넷마블, 30일 상장 첫 발
패스트트랙은 거래소가 자기자본, 당기순이익, 매출 등 조건을 만족하는 우량기업에 상장예비심사 기간을 20영업일로 줄여주는 제도다. 넷마블게임즈는 지난해 개별 재무제표 기준 매출 8786억원을 거뒀지만 2014년 1606억원, 2013년 9억원을 거둬 매출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또 지난해에는 당기순이익 607억원을 기록했지만 2014년에는 32억원, 2013년에는 2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역시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넷마블게임즈는 국내 모바일 게임 1위 업체다. 올 상반기 모바일 게임 매출 1·2위를 기록한 ‘세븐나이츠’ ‘모두의마블’ 등이 대표 게임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729억원을 기록해 게임업계에서 넥슨에 이어 두 번째로 ‘1조 클럽’에 가입하기도 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넷마블게임즈의 상장 후 시가총액을 10조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기준 26위인 LG디스플레이(10조2300억원)와 맞먹는 규모다.

◆“기존주주 지분가치 부각”

넷마블게임즈는 내년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가장 많은 돈을 조달하는 회사가 될 전망이다. 시장은 이 회사의 공모 규모를 2조원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올해 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보다 공모 규모가 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투자은행(IB)업계 전문가들은 넷마블게임즈가 기존 주주의 주식을 파는 구주 매출 대신 신주 발행 중심의 공모 구조를 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대주주인 CJ E&M과 3대주주인 텐센트는 투자 이익 실현을 추구하는 재무적투자자(FI)가 아니라 사업 협력관계인 전략적투자자(SI)여서 당장 차익을 실현할 유인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CJ E&M은 올초 기업설명회에서 “IPO를 계기로 넷마블게임즈 지분을 매각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 “텐센트 역시 지분 매각을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상장 후 넷마블게임즈의 성장성을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넷마블게임즈는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을 글로벌 게임사 인수합병(M&A)에 쓸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해부터 모건스탠리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글로벌 게임사를 물색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소셜 카지노 게임사인 ‘플레이티카’ 인수를 추진했다가 중국 업체와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기도 했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넷마블게임즈는 해외 게임업체 인수를 계획하고 있어 지분 가치 재평가가 예상된다”며 “IPO를 통해 기존 주주인 CJ E&M과 엔씨소프트 등이 가진 지분 가치가 부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