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9일(현지시간)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조속한 대응에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의 이번 핵실험을 규탄하는 성명을 직접 발표하고 이같이 말했다.

반 총장은 북한의 핵실험을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한다”며 “안보리 결의를 반복적으로 위반해 핵실험을 거듭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 안보리가 '적절한 행동(appropriate action)'에 나서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북한은 최근 유일하게 국제사회의 핵실험 금지 규범을 위반하고 있는 국가”라고 지적한 뒤 “이는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행위로 용납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북한 지도부도 지금까지의 경로를 바꿔 비핵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며 “핵과 탄도미사일 기술개발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복지향상에 주력해야 할 것”고 지적했다. 반 총장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다.

한편 안보리는 이날 오후 3시(현지시간) 북한의 5차 핵실험과 그에 따른 대북 제재를 의제로 한 긴급 회의를 열 예정이다. 안보리는 앞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때마다 발표한 언론성명에서 도발이 지속되면 ‘의미 있는 추가 제재’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던 만큼 그동안 내부에서 검토해온 새로운 제재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회의에서 거론될 전망이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