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9월1일 오후 3시50분

1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한진해운의 회사채 가격이 액면가(1만원) 대비 10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 회사 존속보다는 파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액면가의 10%도 못 건질 것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채권 투매에 나섰기 때문이다.

1일 한국거래소 장내채권시장에서 한진해운이 2011년 6월 발행한 5년 만기 회사채(한진해운71-2)는 전날보다 액면가 1만원당 1505원 급락한 1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단돈 1000원이라도 건지려는 투자자가 몰리면서 거래량(79억원어치)은 전날 대비 다섯 배 급증했다. 장내시장은 주로 개인투자자가 거래하는 곳이다.

한진해운이 2012년 6월 발행한 5년 만기 회사채(한진해운76-2)와 2011년 9월 발행한 5년 만기 회사채(한진해운73-2) 가격도 전날보다 각각 1429원90전, 1688원 떨어진 1300원10전, 1112원에 마감했다.

이날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개시를 결정한 법원은 다음달까지 회사의 존속 가치와 청산 가치를 평가할 예정이다. 청산 가치가 높으면 파산 선고를 내리고 존속 가치가 높으면 회생 계획안을 짠다. 지난달 30일부터 컨테이너선 영업을 중단한 한진해운은 청산 가치가 높아 파산이 유력하다. 파산 시 한진해운 회사채를 들고 있는 투자자는 액면가의 10%도 돌려받지 못할 것이라는 게 채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이날 한 인터넷 채권 투자 카페에는 ‘아직 채권 거래가 된다는데 팔아야 하나’ ‘채권 회수율이 0%가 될 수도 있다는데 맞는 말이냐’ ‘산업은행, 금융감독원, 청와대에 개인투자자 손실이 없게 해달라고 민원을 넣어야 한다’ 등의 글이 쏟아졌다.

하헌형/안대규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