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반년 만에 50달러선 회복
미국의 원유 재고량 감소에 힘입어 브렌트유 가격이 6개월 만에 배럴당 50달러선을 회복했다. 올해 초 배럴당 27달러까지 떨어졌다가 넉 달 만에 두 배 가까이로 회복한 가격이다.

26일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7월 인도분 가격은 장중 배럴당 50.04달러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4일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50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브렌트유는 지난 1월20일 배럴당 27.88달러로 12년래 최저점을 찍은 후 반등했다.

브렌트유 가격이 시장의 심리적 저항선으로 꼽히던 배럴당 50달러를 넘은 것은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원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지리아 베네수엘라 캐나다 등 산유국에서 발생한 돌발 변수가 원유 공급 차질의 주된 이유다.

나이지리아에서는 무장단체가 원유시설을 공격하면서 생산량이 감소했다. 베네수엘라도 경제난 속에 원유 생산설비 가동에 차질을 빚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최근 대형 산불로 오일샌드 생산량이 급감했다.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생산량은 예상보다 감소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원유 재고는 전주보다 423만배럴 줄어든 5억3710만배럴을 기록했다. 200만배럴가량 감소했을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치였다.

미국 원유 생산량도 하루 평균 876만7000배럴로 올해 3월 둘째주 이후 11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앞으로 국제유가가 계속 상승세를 이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우선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 증가가 가장 큰 벽이다. OPEC은 다음달 2일 정례회의를 앞두고 있지만 이미 이란이 산유량을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나이지리아, 캐나다 등 공급 차질을 빚던 산유국의 생산도 시간이 지나면 정상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