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사진가 브뤼노 레키야르는 평범한 일상에 숨겨진 절묘한 순간을 찾아낸다. 그의 작품은 특별한 주제의식이나 이야기를 드러내지 않는다. 보는 사람이 알아서 상상의 날개를 펴면 된다. 그래서 그의 작품들을 ‘형태의 시’라고 부른다.

이 사진은 1977년 이탈리아에서 찍은 ‘포르토피노 가는 길’이란 작품이다. 검은 옷의 여인이 바닷가에서 차 문에 기대서 있는 단순한 장면이다. 검은 옷과 밝은 하늘, 사람의 팔과 차창의 틀, 허리띠와 수평선이 대조와 균형을 이뤘다. 사진 속 구성 요소들이 사진가의 렌즈를 통해 새로운 시각적 아름다움을 만들어 내고 있다. (자료제공 고은사진미술관)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