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패션 비이커·LF 라움 해외 브랜드 실험적 판매
"독특한 스타일에 품질 좋아"
K패션 편집숍 해외 진출도
삼성물산 패션부문, LF, 한섬 등 국내 패션업계가 편집숍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유니클로 자라 에잇세컨즈 등 유행에 따라 대량 생산·소비되는 제조·직매형 의류(SPA)인 ‘패스트 패션’에 맞서 떠오르고 있는 ‘슬로 패션’ 추세에 따른 것이다. 슬로 패션은 유행을 타지 않고 각자의 개성과 취향을 살린 스타일을 추구하는 흐름을 뜻한다. 편집숍 제품은 국내에 소량만 들어오고, 비교적 고가인 데다 품질이 좋아 슬로 패션을 추구하는 이들이 즐겨 찾는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비이커, 10 꼬르소 꼬모, 란스미어 등의 편집숍을 운영하고 있다. LF는 편집숍 라움과 어라운드더코너, 한섬은 톰그레이하운드, 신세계는 분더샵을 운영한다. 패션업체들이 잇달아 편집숍을 여는 것은 해외에서 인기가 높지만 국내에선 낯선 브랜드의 제품을 부담 없이 들여올 수 있어서다. 이렇게 도입한 브랜드 가운데 반응이 좋은 것은 본격적으로 키울 수 있다.

○문화 공간으로 활용도

한섬은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 등 6개 점포에서 운영 중인 국내 편집숍도 하반기에 본격 확대할 계획이다. 30여년간 쌓아온 디자인과 제조 경쟁력을 활용해 편집숍 전용 자체상품(PB) 개발에도 나선다. 한섬 관계자는 “국내 매장에선 소비자에게 생소한 브랜드와 자체 개발한 브랜드를 선보이고, 해외 매장에선 시스템 타임 등 한섬 대표 브랜드를 알리는 두 갈래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편집숍은 단순히 옷을 판매하는 옷가게가 아니라 문화 공간으로도 진화하고 있다. LF에서 운영하는 라움은 2009년 수입 여성 브랜드 편집숍으로 시작했으나 2014년 재개장하면서 매장 내 베이커리와 카페를 마련했다. 프랑스 빵집 퍼블리크를 입점시켜 매장 방문자가 빵과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10 꼬르소 꼬모 서울’에도 카페와 레스토랑이 있다. 패션 의류는 물론 디자인 소품, 책 등도 전시·판매한다. 이곳은 미국 뉴욕타임스가 꼽은 ‘올해 꼭 가봐야 할 31곳’에 선정되기도 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