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주행모드 따라 5단계 높이 조절…40도 넘는 비탈길도 '거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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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마세라티 첫 SUV'레반떼'
마세라티 첫 SUV'레반떼'
이탈리아의 고급 스포츠세단 브랜드 마세라티가 100여년 역사상 처음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출시한다.
차명은 레반떼다. 지중해에서 부는 무역풍(동풍)에서 따온 이름이자 1914년 마세라티 형제들이 볼로냐에서 창업할 때 제작소를 차린 거리 이름이기도 하다. 레반떼 개발을 총괄한 페데리코 란디니 마세라티 이사는 “지중해 무역의 번영을 이끌었던 무역풍처럼 경쾌하면서도 믿음직한 차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마세라티는 레반떼를 다음달 유럽을 시작으로 세계에 차례로 출시할 계획이다. 한국에는 오는 10월 디젤, 11월에 가솔린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공식 출시에 앞서 마세라티가 세계 언론을 대상으로 이탈리아 파르마 지역에서 벌인 시승 행사에 참석했다.
주행모드 따라 5단계 높이 조절
마세라티는 레반떼의 콘셉트를 ‘마세라티의 SUV’가 아니라 ‘SUV의 마세라티’로 제시했다. 마세라티가 내놓은 SUV라는 것보다는 SUV 중에서도 마세라티의 개성을 보여주는 차라는 의미다.
기블리나 콰트로포르테 등 기존 마세라티의 차량들은 4도어 세단이지만 스포츠카처럼 세련되고 우아한 디자인과 강력한 주행성능을 담고 있다. 마세라티가 ‘스포츠세단’ 브랜드라고 인정받는 이유다.
레반떼도 마세라티의 다른 차종들의 DNA를 담고 있다. 차량을 마주하면 먼저 우아한 곡선이 눈에 띈다. 움푹 들어간 전면부 그릴은 상어를 연상시킨다. 뒤쪽은 스포츠카처럼 길게 뻗어 있다. 유선형 디자인 덕에 차체가 아주 크게 느껴지진 않는다. 하지만 실내 공간은 웬만한 대형 SUV만큼 넓다.
시승 모델은 오는 10월 국내 출시 예정인 디젤 차종이었다. 6기통 3L 터보디젤 엔진은 최고 출력 275마력, 최대 토크 61㎏·m의 성능을 낸다. 변속기는 독일 전문업체 ZF의 8단 변속기를 쓴다. 연비는 유럽 기준 7.2L/100㎞다. 국내 기준으로 환산하면 L당 13.9㎞ 수준이다.
시승 코스의 길이는 총 195㎞였다. 시내, 고속도로, 산길, 오프로드 등 다양한 구간을 경험했다. 레반떼는 속도와 주행모드에 따라 차량 높이가 다섯 단계로 달라진다. 일반 모드에서 높이는 210㎜지만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190㎜로, 그 상태에서 시속 170㎞ 이상으로 속도를 높이면 175㎜로 내려가 공기저항을 줄인다. 주차 때는 165㎜까지 낮아진다.
반대로 오프로드 모드에선 차량 높이가 올라간다. 오프로드 1은 235㎜, 오프로드 2는 255㎜다. 주차 모드와 비교하면 최대 90㎜ 차이가 있다.
내리막길에선 ‘다운힐 크루즈’로 안심
먼저 고속도로에서 스포츠모드로 달렸다. 중저속 구간에선 디젤 특유의 시원한 가속력이 느껴진다. 160㎞/h까지는 조금만 밟아도 속도계가 쭉쭉 올라간다. 다만 그 이상에선 가속력이 다소 떨어졌다. 디젤 엔진의 구조적인 한계다. 그래도 제원표상 최고 속도인 230㎞/h까지는 큰 무리없이 가속할 수 있었다.
150~160㎞/h 이상 고속 구간에서도 실내는 여전히 조용했다. 엔진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고, 다만 바람이 차량을 긁고 지나가는 풍절음만 조금 커지는 수준이었다.
다음은 약 40㎞에 이르는 산길 곡선 구간. 마세라티 특유의 ‘인텔리전트 Q4 4륜구동 시스템’이 주행 상황에 따라 앞바퀴와 뒷바퀴에 구동력을 배분해 준다. 그 덕분에 급한 커브길에서도 쏠림 현상이 거의 발생하지 않고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가장 인상적인 구간은 오프로드 코스였다. 오프로드 경기가 열리는 ‘기다 시큐라 국제 경기장’에서 호수, 숲, 늪지 등을 달렸다. 등판 각도가 최고 40도에 이르는 구간에서도 액셀을 세게 밟지 않고 무리없이 올라갔다. 4륜구동 시스템이 지면에 접해있는 바퀴에 구동력을 몰아줘 안정적인 등판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내려가는 코스에선 ‘다운힐 크루즈’가 큰 도움이 됐다. 다운힐 크루즈는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를 자동으로 잡아주는 기능으로, 운전자는 액셀이나 브레이크를 밟을 필요 없이 운전대만 조작하면서 급한 경사를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다.
마세라티는 레반떼의 유럽 가격을 최저 7만3000유로(약 9400만원·옵션을 모두 뺀 최저가 모델)로 책정했다. 풀옵션 차량이 주로 수입되는 한국에선 1억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마세라티는 레반떼의 타깃으로 포르쉐 카이엔, BMW X5 등을 제시했다.
파르마=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차명은 레반떼다. 지중해에서 부는 무역풍(동풍)에서 따온 이름이자 1914년 마세라티 형제들이 볼로냐에서 창업할 때 제작소를 차린 거리 이름이기도 하다. 레반떼 개발을 총괄한 페데리코 란디니 마세라티 이사는 “지중해 무역의 번영을 이끌었던 무역풍처럼 경쾌하면서도 믿음직한 차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마세라티는 레반떼를 다음달 유럽을 시작으로 세계에 차례로 출시할 계획이다. 한국에는 오는 10월 디젤, 11월에 가솔린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공식 출시에 앞서 마세라티가 세계 언론을 대상으로 이탈리아 파르마 지역에서 벌인 시승 행사에 참석했다.
주행모드 따라 5단계 높이 조절
마세라티는 레반떼의 콘셉트를 ‘마세라티의 SUV’가 아니라 ‘SUV의 마세라티’로 제시했다. 마세라티가 내놓은 SUV라는 것보다는 SUV 중에서도 마세라티의 개성을 보여주는 차라는 의미다.
기블리나 콰트로포르테 등 기존 마세라티의 차량들은 4도어 세단이지만 스포츠카처럼 세련되고 우아한 디자인과 강력한 주행성능을 담고 있다. 마세라티가 ‘스포츠세단’ 브랜드라고 인정받는 이유다.
레반떼도 마세라티의 다른 차종들의 DNA를 담고 있다. 차량을 마주하면 먼저 우아한 곡선이 눈에 띈다. 움푹 들어간 전면부 그릴은 상어를 연상시킨다. 뒤쪽은 스포츠카처럼 길게 뻗어 있다. 유선형 디자인 덕에 차체가 아주 크게 느껴지진 않는다. 하지만 실내 공간은 웬만한 대형 SUV만큼 넓다.
시승 모델은 오는 10월 국내 출시 예정인 디젤 차종이었다. 6기통 3L 터보디젤 엔진은 최고 출력 275마력, 최대 토크 61㎏·m의 성능을 낸다. 변속기는 독일 전문업체 ZF의 8단 변속기를 쓴다. 연비는 유럽 기준 7.2L/100㎞다. 국내 기준으로 환산하면 L당 13.9㎞ 수준이다.
시승 코스의 길이는 총 195㎞였다. 시내, 고속도로, 산길, 오프로드 등 다양한 구간을 경험했다. 레반떼는 속도와 주행모드에 따라 차량 높이가 다섯 단계로 달라진다. 일반 모드에서 높이는 210㎜지만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190㎜로, 그 상태에서 시속 170㎞ 이상으로 속도를 높이면 175㎜로 내려가 공기저항을 줄인다. 주차 때는 165㎜까지 낮아진다.
반대로 오프로드 모드에선 차량 높이가 올라간다. 오프로드 1은 235㎜, 오프로드 2는 255㎜다. 주차 모드와 비교하면 최대 90㎜ 차이가 있다.
내리막길에선 ‘다운힐 크루즈’로 안심
먼저 고속도로에서 스포츠모드로 달렸다. 중저속 구간에선 디젤 특유의 시원한 가속력이 느껴진다. 160㎞/h까지는 조금만 밟아도 속도계가 쭉쭉 올라간다. 다만 그 이상에선 가속력이 다소 떨어졌다. 디젤 엔진의 구조적인 한계다. 그래도 제원표상 최고 속도인 230㎞/h까지는 큰 무리없이 가속할 수 있었다.
150~160㎞/h 이상 고속 구간에서도 실내는 여전히 조용했다. 엔진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고, 다만 바람이 차량을 긁고 지나가는 풍절음만 조금 커지는 수준이었다.
다음은 약 40㎞에 이르는 산길 곡선 구간. 마세라티 특유의 ‘인텔리전트 Q4 4륜구동 시스템’이 주행 상황에 따라 앞바퀴와 뒷바퀴에 구동력을 배분해 준다. 그 덕분에 급한 커브길에서도 쏠림 현상이 거의 발생하지 않고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가장 인상적인 구간은 오프로드 코스였다. 오프로드 경기가 열리는 ‘기다 시큐라 국제 경기장’에서 호수, 숲, 늪지 등을 달렸다. 등판 각도가 최고 40도에 이르는 구간에서도 액셀을 세게 밟지 않고 무리없이 올라갔다. 4륜구동 시스템이 지면에 접해있는 바퀴에 구동력을 몰아줘 안정적인 등판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내려가는 코스에선 ‘다운힐 크루즈’가 큰 도움이 됐다. 다운힐 크루즈는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를 자동으로 잡아주는 기능으로, 운전자는 액셀이나 브레이크를 밟을 필요 없이 운전대만 조작하면서 급한 경사를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다.
마세라티는 레반떼의 유럽 가격을 최저 7만3000유로(약 9400만원·옵션을 모두 뺀 최저가 모델)로 책정했다. 풀옵션 차량이 주로 수입되는 한국에선 1억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마세라티는 레반떼의 타깃으로 포르쉐 카이엔, BMW X5 등을 제시했다.
파르마=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