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뽑은 과학자 (1) '이론물리학자' 이휘소
입자물리학자의 단일 논문으로
1100회 인용될 정도로 우수
'神의 입자' 힉스 이름도 직접 붙여
생전 기초과학 연구 중요성 강조
40년 전 한국에 남긴 '숙제' 풀어야
미국에서 활동하던 천재 물리학자 이휘소 박사(1935~1977)는 1974년 9월 한국을 떠난 지 20년 만에 고국 땅을 밟았다. 당시 미국 시카고대 교수 및 페르미국립가속기연구소 이론물리부장이던 그는 한국 정부가 미국 정부에 요청한 과학진흥 자금 800만달러 지급 타당성을 평가하기 위해 귀국했다. 이 박사는 “순수 과학자의 뒷받침이 있어야 기술자와 응용과학자가 양성되고 진짜 선진국에 올라설 수 있다”며 “응용과학과 공학을 활용해 경제적 여유가 생기는 대로 순수 과학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과학자
입자물리학자 중에서 이 박사(1100회)만큼 단일 논문에 인용된 수가 많은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는 소립자 물리학의 표준모형을 확립한 게이지 이론을 확립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1999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전자기력과 약력을 수학적으로 설명한 게이지 재규격화를 명쾌하게 증명하고 설명한 사람이 이 박사다. 1974년 기본입자 중 하나인 ‘참(Charm)’ 쿼크 존재를 예견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의 이론대로 2년 뒤 이 쿼크와 관련된 소립자를 발견한 물리학자들이 노벨상을 받기도 했다.
◆음모론 불구…학계 등 노력 인지도 높여
이 박사의 연구활동을 둘러싼 소식은 가끔 전해지다가 참 입자 이론이 주목을 받으면서 국내에 크게 소개됐다. 이어 그가 사고로 타계한 이듬해인 1978년부터 한국물리학회가 이 박사를 추모하며 연 국제소립자 심포지엄과 각종 강연회에 노벨상 수상자가 대거 참석하면서 권위를 더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