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2위 건설장비업체 일본 고마쓰
IoT로 건설 공정 실시간 연결…엔지니어 없이도 공사 진행
GE는 산업용 OS 개발…작년 디지털 매출만 50억弗

고마쓰는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해 스마트 건설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스마트 건설은 시공을 제외한 모든 과정이 가상 공간인 클라우드 서버에서 이뤄지고, 빅데이터를 활용해 공정을 최적화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계획안을 바탕으로 중장비가 현장에 투입되면 중장비에 부착된 센서가 현장 정보를 시공사의 컴퓨터로 실시간 전송한다. 하루 업무량이 지속적으로 현장 감독자의 태블릿PC에 전송되는데 예상치 못한 문제 등이 발견되면 프로그램 내용이 변경된다. 수정된 프로그램 내용은 다시 원격으로 각 장비로 전달된다.
고마쓰는 이 같은 스마트 공정을 실현하기 위해 2014년 미국의 드론 제작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인 스카이캐치에 자본을 투자했다. 고마쓰는 스카이캐치와 함께 일반 상업용 드론 및 건설 현장에 특화한 드론을 개발하고 있다. 고마쓰는 2020년까지 건설 현장용 드론을 최소 200대 이상 제작해 임대해주는 비즈니스도 모색하고 있다.
전통 제조업체도 제조 공정에 IoT를 접목한 혁신에 뛰어들고 있다. 보쉬는 2013년부터 ‘네트워크 공정’ 구축에 들어갔다. 세계 공장 운영 본부와 각 공정의 기계들, 그 기계를 운행하는 근로자를 모두 인터넷으로 연결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수십년간 종이문서로 쌓아온 공정·기계별 운영일지도 모두 데이터베이스(DB)에 넣었다. 보쉬가 세계 5개국 13개 공장에서 생산하는 부품인 가솔린 연료분사장치의 연간 불량률은 8ppm(1ppm은 100만분의 1) 이하다. 100만개 중 불량품은 8개가 안 된다는 의미다.
사업 구분이 사라진다
기업들이 내부적으로 키운 디지털 역량이 사업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늘고 있다.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닷컴은 배송 재고관리 등의 효율화를 위해 2000년대 초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비스가 가장 많은 데이터 처리량을 기준으로 서버가 설계돼 평소엔 유휴 설비가 생겼다. 아마존은 남는 설비를 사업화하기로 결정했고, 2006년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출범시켰다. 2000년대 후반 스마트폰 생태계가 조성되면서 낮은 가격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AWS는 덩치가 불어났고, 연 80억달러 수준의 매출을 올리며 아마존의 큰 사업 영역으로 자리 잡았다. 염동훈 AWS코리아 사장은 “아마존닷컴은 AWS의 수많은 고객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며 “삼성전자, 넥슨, 한글과컴퓨터, SK커뮤니케이션 등 국내 기업도 글로벌 서비스를 위해 AWS를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