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의원 총선거 사전투표율이 사전투표제 도입 이후 가장 높은 12.2%를 기록했다. 4·13 총선의 최종 투표율과 여야 유불리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 8~9일 시행된 사전투표에서 총선거인 4210만398명 가운데 513만1721명이 투표에 참여해 12.2%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전 전국 단위 선거인 2014년 지방선거 때(11.5%)보다 상승한 것은 물론 2013년 사전투표제가 도입된 이후 최고치다.

지역별로 보면 전남이 18.9%로 가장 높았고 전북(17.3%) 세종(16.9%) 광주(15.8%) 경북(14.1%) 강원(13.4%) 대전(12.9%) 충북(12.9%) 경남(12.2%) 충남(12.1%) 울산(12%) 서울(11.6%) 경기(11.2%) 인천(10.8%) 제주(10.7%) 대구(10.1%) 등의 순이었다. 부산이 유일하게 한 자릿수인 9.8%를 기록해 가장 낮았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높은 사전투표율이 총선 전체 투표율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예상과 투표일만 분산하는 데 그쳐 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당초 선관위는 이번 사전투표율이 15%를 넘길 것으로 예측했지만 예상엔 미치지 못했다. 선관위는 20대 총선의 최종 투표율이 19대(54.2%)를 살짝 웃도는 50%대 후반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호남권의 사전투표율이 높은 것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치열하게 경쟁해 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꼽히는 부산과 대구 지역 투표율이 낮은 데는 ‘공천 파동’에 대한 이 지역 유권자의 부정적 인식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안형환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에서 “호남에서 투표율이 높고 부산·대구에서 가장 낮은 것은 여당 지지자가 전체적으로 투표장에 안 나올 수 있다는 뜻”이라며 “새누리당이 어렵지 않겠냐는 분석도 있어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철희 더민주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은 “사전투표율이 높은 게 우리에게 유리한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며 “어느 계층이 많이 투표했는지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