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력품목 '그 밥에 그 나물'
기계·차·철강·플라스틱 등 10위권서 순위만 바뀌어
경쟁국은 신품목 잇따라
중국, 차부품…대만은 화공품
일본, 광물성연료…독일은 항공기
한국, 수출지역 집중도 심화
대중 수출 비중 '사상 최고'…경쟁국은 수출선 다변화


반면 중국 일본 독일 대만 등 다른 수출 경쟁국은 같은 기간(대만은 2008년 대비) 새로운 주력 품목이 등장하면서 변화가 활발했다. 중국은 10년 전에 없던 차량 및 부품을 지난해 627억달러어치 수출해 7위 품목에 올랐다. 일본과 대만은 석유화학제품의 일종인 광물성연료, 화학생산품 등이 각각 새로운 수출 먹거리로 등장했다. 독일 역시 고부가가치 산업인 항공기와 우주선 및 부품이 지난해 376억유로어치 수출돼 주력 품목으로 등장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반도체와 자동차 철강 조선 등 한국 주력 업종의 경쟁력이 지속되면서 주력 수출 품목의 변화가 없었던 측면도 있다”며 “하지만 중국 등 후발국의 추격이 빨라지면서 미래를 대비해 새로운 수출 동력을 찾아내지 못한 것이 최근 수출 부진의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지난 10년간 10대 수출 품목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일본(85.7%→81.7%) 독일(71.6%→70.6%) 대만(83.9%→82.3%) 등이 낮아진 데 비해 한국은 85.6%에서 85.7%로 높아졌다.
수출 지역도 한국만 집중도 심화
경쟁국의 수출 지역이 다변화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의 수출 지역 집중도는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한국의 수출 상위 10개국의 비중은 2005년 65.5%에서 2015년 66.7%로 높아진 반면 중국(69.6%→59%) 일본(72%→70.5%) 독일(61.1%→59.3%) 대만(82.5%→79.4%) 등은 낮아졌다.
수출 1위 대상국 의존도도 한국만 높아지는 추세다. 전체 수출에서 대(對)중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년간 21.8%에서 26%로 커졌다.
이에 비해 중국의 수출 1위 대상국인 미국 의존도는 21.4%에서 18%로 낮아졌고, 일본 역시 22.5%에서 20.1%로 떨어졌다. 대만도 중국 의존도가 36.9%에서 25.4%로 크게 낮아졌다.
수출 다변화에 앞선 독일
유럽 수출 강국인 독일은 5개 국가 가운데 품목과 지역이 가장 다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5개 국가 중 수출 1위 품목이 20%를 넘지 않은 나라는 독일이 유일했다. 독일의 지난해 수출 1위 품목인 차량 및 부품 비중은 18.9%였다. 수출 1위 품목도 5개 국가 중 유일하게 바뀌었다. 10년 전 1위 품목은 원자로 등 기계류였다.
수출 1위 대상국은 프랑스에서 미국으로 넘어갔다. 1위 대상국 비중도 9%대로 가장 낮았다. 품목과 지역 다변화에 힘입어 독일의 수출액은 2005년 7804억유로에서 지난해 1조1062억유로로 40% 넘게 늘었다.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