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스타 '신화' 덕에…모나미 주황색 볼펜 '불티'
지난 20일 한 중국인 관광객이 서울 홍익대 인근 모나미 콘셉트스토어에 들어왔다. 그는 1만5000원인 ‘153 ID 볼펜’ 50자루를 쓸어담았다. 모두 주황색(텐저린) 제품이었다. 추가로 10만원을 들여 50자루 볼펜에 원하는 문구를 새기는 각인 서비스도 신청했다. ‘이민우’ ‘문정혁’ 등 인기 아이돌그룹 신화 멤버들의 이름을 새겼다.

최근 모나미의 153 ID 주황색 제품이 불티나듯 팔리고 있다. 홍대 매장에서는 250여자루가 3일 만에 다 팔려 ‘품절’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보통 한 달에 걸쳐 판매되는 물량이다. 지난달 교보핫트랙스와 진행한 행사 때는 하루 만에 150개 이상이 판매됐다. 신동호 모나미 마케팅팀장은 “153 ID는 무난한 오트밀 색상이 인기였지만, 지난달부터 주황색 제품 판매가 급증했다”며 “매진 기록으로 급하게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깜짝 인기는 인기 가수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때문이다. 신화의 이민우는 지난달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주황색 153 ID를 쓰고 있는 사진을 잇달아 올렸다. 자신과 다른 멤버의 이름을 새긴 제품이었다. 주황은 신화의 ‘상징색’이다. 팬클럽을 중심으로 ‘신화 펜’ ‘이민우 펜’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구매 인증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는 것.

모나미는 의도치 않은 ‘한류스타 마케팅’에 쾌재를 부르고 있다. 신 팀장은 “회사의 고급화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홍대와 최근 문을 연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매장을 중심으로 판촉 행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153 ID는 저가형 153볼펜의 디자인은 이어가면서 알루미늄 소재와 고가 잉크를 사용한 제품이다. 모나미는 2014년부터 153 ID를 포함해 153 RESPECT(3만5000원), 153 NEO(1만원) 등 고급 볼펜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1만원 이상 고급 볼펜 매출은 전년 대비 90% 이상 늘었다.

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